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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가뭄 극복은 불투수성 포장부터 벗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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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2-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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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최근 가뭄과 홍수, 태풍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목적용수 저류시설' 건설을 추진하기로 하고 타당성검토 용역에 착수했다고 한다. 경주는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덕동댐의 수위가 낮아지고 농업용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당장 생활용수 부족과 올해 농사까지 걱정해야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경주시는 이 같은 물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4월까지 농업용 대형저수지 저수율을 80%까지 올리는 한편 지역별 특성에 따른 관정 개발, 다단양수, 하천굴착 등 많은 예산을 들여 긴급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어서 가뭄 피해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경주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용량 저류시설 설치를 위해 수자원 계통 전문과와 함께 사업추진에 관한 논의를 해왔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타당성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경주시가 구상하고 있는 저류시설 설치는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 형산강이나 하천에 흐르는 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흘려보내 수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도심지 대형 지하저류조 설치를 계획한 것이다. 경주시는 이 지하저류조로 비상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저류조 설치에 앞서 먼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여름철 남아도는 수자원은 아스팔트,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층의 증가로 땅속으로 침투하지 못해 가뭄, 홍수,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수질오염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주시 전체의 불투수층을 투수층으로 바꾸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현장여건에 따라 투수성 포장, 빗물정원, 식생체류지, 옥상녹화, 침투도랑 등 저영향개발 기법 적용시설을 설치하고 그 효과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 이 경우 경주의 친환경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도시재생사업의 훌륭한 롤 모델이 될 수도 있다.
 또 환경부가 물순환 왜곡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6년 2월 인구 1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을 공모하기 시작했다. 경주시는 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다. 자체예산을 최소화 하고 국가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놓쳤다. 물론 내년에도 이 사업은 계속된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경주는 어울리지 않는다. 지하저류조 설치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투수층으로 바꾸는 친환경 개선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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