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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내홍, 보수 지지층 불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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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2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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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80여일 남겨둔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임계점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당의 중진들은 인재영입에 번번이 실패하는 홍준표 대표를 향해 서울시장 후보에 직접 나서거나 험지에 자진 차출돼야 한다고 했고 홍 대표는 이 같은 중진들의 움직임에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온다'는 발언을 내뱉었다. 홍 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편안한 지역에서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온 극소수 중진들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한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도 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은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홍 대표의 신랄한 발언에 대해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김 의원은 "6·13 지방선거까지 모든 선거일정을 당 공식기구에 맡기고 (홍 대표는) 발언을 자제하라"며 "안 그러면 다 같이 죽는다.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정우택 의원은 홍 대표를 겨냥해 "바퀴벌레는 연탄가스에 죽냐"며 홍 대표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대표를 바퀴벌레에 비유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20%를 간신히 넘었다. 민주당이 50% 이상인 것에 비한다면 사실상 6·13 지방선거의 승부는 이미 갈린 듯하다. 그러나 선거는 생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80일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치는 한 정당의 독주가 이뤄지면 민주주의 근본 개념이 무너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상태라면 보수를 대표하는 자유한국당의 참패는 불 보듯 하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은 이미 아슬아슬함을 넘어 마치 코미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홍 대표가 과연 이처럼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하는 이유에는 나름대로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제 1야당의 대표가 아무런 속셈 없이 독설을 퍼부어댈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의 정치적 경륜을 봐서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하더라도 대중은 그 깊은 속내를 짐작하지 못한다.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홍 대표의 멈추지 않는 막말을 보면서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는 대중적인 행위다. 상징과 은유를 필요로 하는 예술과 다르다. 홍 대표의 지나친 막말과 그에 대한 불만을 폭발한 중진들의 기싸움을 바라보면서 보수 지지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 현상은 비단 중앙당의 문제만 아니다. 지방 지구당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들은 벌어지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수 정당의 모습을 회복하기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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