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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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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3-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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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가 나무심기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식목일 앞당기기' 논란이 뜨겁다. 이는 최근 10여년 전부터 전국의 지자체들이 나무심기 행사를 2월말에서부터 3월 중하순으로 앞당기면서 더욱 촉발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나무심기 행사는 전남 고흥군이 식목일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지난 9일 식목 행사를 했고 울산 울주군은 16일, 광주시는 20일, 포항시는 22일 나무 심기 행사를 마쳤다. 인천시도 오는 30일로 행사 일정을 잡고 있다.
 식목일을 3월 중순쯤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큰 근거는 바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다. 식목일이 공식적으로 제정된 1949년과 비교하면 80여년 동안 한반도 기온은  크게 상승하며 많이 달라졌다. 식목일이 제정된 1940 년대 4 월 5 일 기온과 최근 10 년간의 기온을 비교해 보면, 대략 서울은 2.3 도, 대구는 3.5 도, 광주는 3.2 도가 상승했다. 당시와 비교해 현재 비슷한 온도의 날짜를 계산해보면 서울은 3월17일, 대구는 3월15일, 광주는 3월16일 정도로 현재보다 약 20일 가량 앞서있다.
 일부 산림전문가들도 나무심기는 수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고 나무의 수액이 충분히 돌며 나무의 눈이 트이기 전에 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를 경우에도 그 시기는 3월 중·하순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현재 식목일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국가기념일로서의 식목일은 전국적인 나무 심는 시기나 기후 뿐 아니라 국민의 참여의식 고취와 역사적 배경 등을 고려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식목일의 역사적 배경에 신라의 삼국통일(음력 2월 25일)과 조선 성종대왕의 친경(직접 논을 경작한 날) 등과 관련이 있고 청명, 한식과 겹쳐 조상을 돌아보는 전통문화와도 연관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간혹 일부에서 식목일을 전후로만 나무 심는 날로 알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이라며 나무 심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어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권장기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목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특히 중남부지역 뿐만 아니라 강원 산간지역이나 5월까지 나무를 심는 북한지역까지 생각하면 구태여 조정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각 지자체의 나무심기 행사는 그 지역의 기후나 생태를 감안한 최적기에 펼치는 행사라 여기면 된다. 전국 지자체가 나무 심는 날을 획일적으로 통일할 필요도 없다. 현실적으로 4월 5일 이후 심는 나무의 수량이 전체 심는 나무수의 70%를 넘는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정부는 식목일을 특정 하는 일에 대한 논쟁보다는 많은 나무를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심는 일에 집중하고 바로 그 일이 지구온난화를 막고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알려나가는 일에 매진해 나가는 편이 낳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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