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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축제 앞둔 경주 진해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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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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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도시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진해의 군항제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됐다. 진해에는 이미 36만 그루의 벚꽃이 만개했고 경화역과 여좌천 등 벚꽃 명소에는 상춘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들었다. 군항제는 원래 1952년 4월 13일 진해 북원로터리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충무공의 얼을 기리기 위해 거행된 추모제가 시초였다. 그러다가 1963년 충무공의 호국정신을 이어가고 향토 문화예술의 진흥을 도모하고자 문화축제로 새롭게 단장됐고 명칭도 군항제로 변경됐다. 이 축제는 벚꽃의 개화시기에 따라 매년 3월 말~4월 초에 열흘 간 열렸는데 2011년부터는 아예 4월 1일부터 10일로 날짜를 확정했다.
 진해의 벚나무는 일제강점기 때 진해에 군항이 건설되면서 도시미화용으로 심어졌다. 해방 후 시민들은 일제의 잔재로 여겨지는 벚나무를 잘라버렸고 시민들의 출입이 불가능했던 해군 작전사령부 내에 벚나무 몇 그루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1962년 식물학자들에 의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로 밝혀지면서 벚나무 살리기 운동이 시작됐고 이후 진해는 벚꽃도시로 거듭났다.
 경주의 벚꽃축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군항제에 비해서 역사는 짧지만 대한민국 1등 관광도시라는 점에서 그 시너지 효과는 진해 군항제에 못지않다. 또 진해의 군항제에 참가할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경주 벚꽃축제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경주 벚꽃 축제를 주관하는 경주문화재단은 이 축제 개최 의이에 대해 '경주의 관광자원인 벚꽃을 소재로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페스티벌을 기획해 봄철 관광활성화에 기여코자 한다'고 했다.
 진해 군항제가 충무공의 얼을 기리는 추모제에서 지역의 문화예술제로 승화됐으니 경주의 벚꽃축제도 반드시 그렇게 문화예술 축제로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었으나 단순히 꽃놀이를 즐기고 먹고 마시는 축제라고 하면 빈축을 살 수도 있을 것 같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기획한다고 명분을 가져다 놨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과연 경주의 벚꽃축제가 해마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졌는지는 돌아볼 일이다.
 하기야 인간의 모든 행위가 '광의적 문화'에 속하니 먹고 마시는 행위마저도 문화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으나 수많은 상춘객이 경주로 모이는 축제기간동안 눈살이 찌푸려지는 과도한 상행위, 무절제한 소음을 동반한 상인들의 공연, 꽃길을 가로막는 난전 등을 철저하게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오랜 세월 축적된 진해 군항제의 노하우를 배워 와도 된다. 군항제가 열리는 협소한 장소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울 필요가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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