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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경북도당의 자충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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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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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인 김석기 의원 사무실에는 최양식 경주시장의 지지자들이 몰려가 아수라장이 됐다. 전날 도당이 발표한 6·13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심사결과에 대한 항의 차원의 방문이었다. 최양식 시장은 이번 선거의 경선에서 제외됐다. 현직 시장이 컷 오프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들의 항의는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한 마디로 '민심을 무시한 공천'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석기 사퇴하라', '공천 심사 다시 하라', '그동안 낸 당비 반납하라'는 주장을 하면서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 소란으로 김석기 도당위원장은 결국 기자들에게 공천심사 결과를 설명하지도 못했다.
 도당은 공천심사와 관련해 "경주의 일꾼을 뽑는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 모든 후보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당헌 당규에 따라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있다"며 "최 시장의 공천 탈락은 3선 도전 단체장의 경우 업무 수행의 성실도나 당과의 협력관계 등이 초재선의 경우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시민들에게 재출마에 대한 민심을 묻는 여론조사를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시장의 경우 지난해 3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했었고 올해 초 그 선언을 번복했다. 도당의 설명에 최 시장의 번복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그 부분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3선 연임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선 시장의 경우 지역의 국회의원과 경쟁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당정간의 협의도 원만하지 않다는 점도 충분한 고려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자칫 국회의원의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최 시장의 지지자들이 김 의원의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 기인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 파동을 겪으며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급격하게 바꾸는 자충수를 둔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도 현재까지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또 다시 공천을 통해 잡음을 일으킨다는 것은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선거에 또 하나의 부담을 얹는 꼴이 된다. 정종복 전 의원과 박병훈 전 도의원의 '조건부 복당 승인'이라는 전대미문의 해프닝을 벌인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도 명확한 설명 없이 여론에서 앞서가던 최 시장을 컷오프 시킨 것은 경주 선거판을 요동치게 만드는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향식 공천, 민주적 방식에 따른 공천이 민주주의 선거의 기본이다. 이 기본을 무시한다면 주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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