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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재난상황 대처 권한 현장으로 이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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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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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에서 발생한 SK머티리얼즈 공장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사고 대처 과정에서 재난상황 전파 매뉴얼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해당지역인 영주시민들은 물론 도민모두가 현 재난안전 대처 매뉴얼의 현실적인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주 SK머티리얼즈 공장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13일 오전 6시36분께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긴급대피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주시는 사고발생 50여분이 지나 인근 주민 300여명에게만 문자를 발송했다. 새벽이라 재난안전문자를 보낼 수 있는 담당공무원의 출근이 늦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경북도의 대응은 한술 더 떴다. 영주시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뒤 1시간30여분이 지난, 오전 8시7분과 8시49분 두 차례 경북도 재난안전상황실로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당시 최종승인권자인 사회재난과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아 문자발송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는 현장에 나간 담당자와 영주시 담당자가 차단작업도 완료됐고 추가누출이 없을 것으로 판단돼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감 조장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날 경북도에서는 사고발생 4시간이 지나서야 영주시민 전체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한편의 코미디다. 이 코미디의 주인공은 영주시고 연출자는 경상북도였다. 다른 사고도 아니고 가스누출이라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영주시민 모두에게 전파되기까지는 무려 4시간이 걸린 셈이다.
 우선 이런 긴급 상황의 전파권한이 경북도에 있다는 자체가 놀랍다. 긴급 재난상황은 전쟁과 같은 일종의 난리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쟁촉발 직전의 상황에서도 현장지휘관에게  대처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하고 있는 마당에 가스가 누출돼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에 경북도에까지 보고하고 결정을 받아야 한다니 우리가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 여러 시군이 포함된 재난상황이면 몰라도 특정 시군에만 해당되는 긴급 상황이라면 해당시군에 그 권한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
 공무원의 출근이 늦어 상황전파가 늦어졌다는 말도 20, 30년 전에나 해당하는 변명이다. 기술적으로는 노트북 컴퓨터나 전화한통이면 전파 할 수 있는 상황을 차를 몰아 사무실까지 출근을 해야 한다니 그것 또한 넌 센스다. 그 시간에 차라리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경북도와 일선시군은 이번기회에 긴급재난 상황 대처 매뉴얼을 대폭 손 봐야 한다. 지진이 났을 때도, 가스가 누출 됐어도 매번 같은 우를 반복한다면 주민들은 누구를 믿고 생활을 해야 하는가 말이다. 재난 현장인 일선 시군으로 대처와 수습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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