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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중앙동 도시재생에 앞선 선제적 조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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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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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중앙동에 있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는 21세기형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을 암시하는 대목이어서 관심이 간다. 도시재생은 그동안 개발이라는 개념으로 무작정 외연확장을 해오던 도시들이 더 이상의 개발이 공급 과잉의 우려에 봉착하고 전통 파괴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새로운 방안으로 마련된 사업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 개념이 오래 전부터 도입됐고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상당수 도시들이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새 정부 들어 도시재생은 국책사업으로 정해졌다.
 포항의 경우 중앙동은 이미 더 이상의 개발이 불가능할 정도로 빽빽하게 상가와 각종 건축물들이 들어차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슬럼화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따라서 도시재생 이외의 다른 방안은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이었다. 포항 중앙로의 도시재생은 다양한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선택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었다.
 도시재생 자체가 문화적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활하지 못한 분야다. 낡고 어두운 거리를, 그리고 건축물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히고 다시 한 번 기능을 하게 하자면 문화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런데 포항은 아예 중앙로를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장소로 제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 예는 미국 뉴욕의 첼시나 소호, 최근의 브루클린에 이르기까지 퇴화된 도시에 활기를 넣은 방식과 동일하다. 도시의 발전으로 무력화된 거리를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제공해 최고의 명품 거리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가까이로는 울산 중구의 발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70년대까지 울산의 대표적인 상업중심이었던 중구 중앙로가 남구 신도심의 발전으로 침체를 거듭하다가 문화의 거리로 지정하면서 문화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지정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울산 중구의 예에서 가장 문제가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이 문제에 대한 사전 장치가 없다면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이 임시처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 새로운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올리려 한다. 사유재산의 자유를 막을 수 없는 것이어서 강제할 수도 없다. 결국 포항 중앙동 '꿈틀로' 도시재생의 성공 여부는 이 부분에 대한 선제적 조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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