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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인구증가 정책 생각 바꿀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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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4-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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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경상북도에 제출한 '2030 포항 도시기본계획'에 2030년 목표 인구를 70만명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현재 인구수가 52만명 정도라고 본다면 이 계획이 과연 실현 가능한가에 의문이 간다. 특히 철강산업의 불황 속에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온 것으로 본다면 그 의문은 더 깊어진다. 경주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구 25만명 정도인데 3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수가 많으면 그만큼 자체 경쟁력이 강해진다고 보는 관점으로 줄곧 인구 증가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있지만 의욕으로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10년 넘게 80조원이 넘는 재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불임 대한민국'이라는 자조적 표현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통계청은 '최악의 출산율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구 정점 시기도 2031년에서 2027년으로 4년이나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천700명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1980년대 80만명대를 웃돌던 출생아 수는 감소를 거듭해 2002년 49만2천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40만 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던 출생아 수는 2012년 48만4천명까지 올라섰지만 2016년 40만6천명까지 다시 떨어졌고 지난해 결국 30만명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바닥 수준이다. 2015년 기준으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1.30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는 한국, 폴란드, 포르투갈 등 3개국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사회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에 기인한다. 낮은 혼인율, 높은 청년 실업, 높은 집값, 내려올 줄 모르는 사교육비 등이 주범이다. 정부가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제시하기 전에는 인구 증가라는 꿈은 불가능해 보인다.
 포항도 그렇고 경주도 그렇다. 무턱대고 70만명, 30만명이라는 산술적 전망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 정주여건, 복지, 교육 등의 제반 상황을 갖춰야 인구가 늘어나고 유입된다. 그러나 그 험한 길을 걷는 것을 포기한다면 차라리 작고 야무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들 가운데 적은 인구로도 충분히 삶의 질이 높은 도시들이 얼마든지 있다. 인구를 늘리는 일만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 아님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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