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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 후보의 문화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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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5-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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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 무소속 경주시장 후보의 문화분야 공약에 눈길이 간다. 최 후보는 황성공원 내 청소년수련관 부지에 최신 정보화교육과 시민포럼의 장으로 '첨단 정보화도서관'을 건립하고, 현재 시립도서관을 '국학도서관'으로 고쳐 만들어 경주의 전통선비문화를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금관총전시관과 연계한 도심 활성화 방안으로는 봉황로, 동성로 등 도심을 전선지중화와 아케이드를 설치해 관광객이 선호하는 특화된 거리를 만들어 황리단길과 연속해 자연스럽게 관광객이 도심으로 유입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최 후보는 오랫동안 문화관광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시정을 이끌어 왔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경주의 문화관광이 한층 발전된 것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최 후보의 행보에 대해 너무 문화관광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조차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공약들 가운데 눈에 띄는 위의 공약들은 최 후보가 다시 한 번 숙고해 주기를 바란다.

  먼저 황성공원내에 도서관 두 개를 새로 짓거나 성격을 바꾸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한 경주에 대형 도서관을 짓겠다는 계획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두 가지 면에서 숙고를 할 필요가 있다. 그 하나는 공간적 의미다. 황성공원은 공설운동장이 외곽으로 이전하면 시민의 최대 휴식처가 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들어 그야말로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다시 되돌려 놔야 한다.

  다른 하나는 도서관의 기능이다. 황성공원에 도서관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극구 반대할 의도는 없다. 다만 현대 도서관은 전통적으로 도서 대출, 열람이나 독서, 학습공간으로 활용되지 않는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토탈 장르의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도서관이 돼야 하며 나아가서 콘프런스나 전시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새로운 도서관을 짓는다면 이 같은 현대 도서관의 기능을 고려해서 계획을 잡아야 한다.

  봉황로와 동성로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문화적 배경을 무시한 계획이다. 아케이드는 이슬람 문화권의 폐쇄적 주거공간, 다중공간의 유물이다. 그 연원을 무시한 채 우리나라 시장과 상가에 무절제한 아케이드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 문화는 개방의 문화다. 하늘을 쳐다볼 수 있고 밤하늘의 쾌청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케이드를 설치한다는 것은 스스로 폐쇄적인 문화로 돌아가려 한다는 오류를 범한다. 최 후보는 자신의 문화공약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를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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