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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경주 관광 소프트웨어에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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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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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들이 앞다투어 경주를 홍보하고 있다. 경주가 가장 매력적인 관광도시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때 그 명성이 사그라들어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물론 경주시민들의 삶이 위축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진이 발생해 경주의 관광산업은 바닥을 모르게 추락했다. 
  하지만 천년 고도의 저력은 어디에 사라지지 않는다. 매체들은 의리가 있었다. 경주를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 팔을 걷었다. TV와 신문, 잡지들이 잊혀가는 경주의 매력을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다. 심지어는 터키의 유력 방송도 경주를 찾아 취재를 할 정도다. 
 외국인이 보기에는 경주는 엄청난 경쟁력을 가진 도시다. 외국 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대도시와 유흥문화가 발달된 도시도 여행지로 인기가 있지만 경주와 같이 조용하고 고풍스러운 도시에 훨씬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그 도시의 정체성이 돋보일수록 외국인들은 환호를 지른다. 일본의 교토, 중국의 시안, 태국의 아유타야,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과 같이 이웃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바로 경주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 
 얼마전 경주를 방문한 중국의 대표적인 화가 천찌는 경주의 동부사적지는 거대한 설치미술을 보는 듯하다고 탄성을 질렀다. 내물왕릉을 중심으로 한 고분군이 시야에 조용하게 펼쳐져 있는 모습과 그 고분을 배경으로 첨성대와 반월성, 계림이 가지런히 위치한 모습을 보면서 가장 완벽한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경주의 관광자원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예술적인 매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하드웨어를 받쳐줄 소프트웨어의 부재는 경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다. 역대 시장들은 무조건 큰 덩어리의 관광자원 개발에만 치중했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잘 갖춰져 있어도 먹고 자고 마시고 즐길 공간이 부족하면 그 도시에 머무르지 않는다. 구경은 경주에서 하고 잠은 대구나 부산에서 잔다. 포항이나 울산에서 회를 먹고 쇼핑은 시내면세점이 있는 지역에 가서 한다. 
 아무리 말을 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소프트웨어는 민간에서 책임질 부분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중구난방이 되거나 지지부진일 수 있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접근해야 한다. 제대로 된 도시에 가서 벤치마킹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하드웨어만 갖춰진 유령도시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지방선거 막바지에 경주시장 후보들과 경북도지사 후보들이 공통으로 가져야 할 고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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