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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투어리즘 대책 지금부터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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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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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있는 뉴스매체에서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 즉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관광지에 몰려들면서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에 대한 경고를 집중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예를 들었다. 관광객들은 한 번 지나쳐 가지만 북촌의 주민들은 매일 수백명, 혹은 수천명씩 몰려드는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삶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북촌에는 한달 평균 2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수도권에서 한국문화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한옥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엄청나게 찾는다. 유명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더러는 자신의 가옥을 민박으로 바꿔 생업을 도모하거나 음식점이나 쇼핑점을 만들어 이득을 얻는 주민들도 있지만 대대로 평화로운 한옥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평범한 주민들은 몰려오는 관광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현수막까지 붙였다. '주민들이 사는 곳이니 조용히 해달라'라는 호소문이다. 주민들의 호소에 관광객들도 마음이 불편하다. 역지사지해 본다면 주민들의 침해받는 삶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심스러운 관광객이 있는 반면 대문을 열고 가정집의 마당까지 침범하는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도 있다. 엄연한 주거침범이지만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관념은 없다. 오버투어리즘이 낳은 극단적인 피해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에도 이런 예는 있다. '후통'이라는 전통가옥들이 보존된 골목길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후통은 북촌 한옥마을과 달리 골목이 넓어 주민들의 피해가 비교적 덜한 편이다. 그리고 대문이 철통같이 잠겨 있어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가 없다. 
 경주의 황남동 한옥마을도 이 문제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북촌과 전주 한옥마을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은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로 급격하게 쏠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렇게 되면 황남동 골목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게 될 것이다. 주민들은 이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고 행정에서도 미리 대책을 강구해 두고 있어야 한다. 관광객수가 늘어나는 것은 수입이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존중은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대비는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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