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두고 정부와 싸움만 할 것인가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월성원전 두고 정부와 싸움만 할 것인가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8-06-24 20:04

본문

월성원전 1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은 외부 회계법인에서 수행한 경제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다. 노후 원전으로 발전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데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이용률도 낮아 그대로 놔두면 계속 손실이 쌓이는 적자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자료는 22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입수한 '2018년 제7차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회의록'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월성 1호기의 발전단가는 122.82원/kwh로 전체 원전 평균 판매단가(60.68원/kwh)의 2배였다고 한다. 이는 석탄(79.27원/kwh)은 물론 친환경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113.44원/kwh)보다 비싼 가격이다. 그리고 한수원이 ㄱ회계법인을 통해 수행한 경제성 평가에서도 당초 운영기간 만료일인 2022년 11월까지 계속 운전하는 것보다 즉시 발전을 정지하는 게 이득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주낙영 경주시장 당선인은 21일 한수원 본사를 방문해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부당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에 따른 피해 보상대책을 요구했다고 한다. 월성 1호기가 조기폐쇄되면 지역자원시설세 432억원이 감소되고 가동연장에 따른 지원금 1천310억원에 대한 처리문제, 종사자의 고용승계, 지역경제 침체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고 나선 것이다.

   주 당선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는 "26만 경주시민들은 천년고도의 자존심을 접고 방폐장을 유치하는 등 국가정책에 적극 협조해 왔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고무줄 원전정책으로 분노가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부와 경주시장 당선자의 생각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와 정부의 갈등은 불가피해졌다. 그 사이에 있는 한수원의 입장은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하는 형국이 됐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부응해야 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내부사정도 있는 데다가 경주시민들의 저항에 부딪혔으니 딜레마가 보통이 아니다.

   그러나 주 당선인은 냉정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조기폐쇄 반대를 외친다면 국민정서에 반하는 것이고 자칫하면 정부에 미운털이 박힐지도 모른다. 한수원과 원만한 지원금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 외의 고용문제와 지역발전 문제를 두고 정부와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한국당의 탈원전 반대 당론에 따라가서는 안 된다. 경주는 원전 문제뿐만 아니고 정부와 함께 협의해야 할 현안이 빼곡하게 쌓여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