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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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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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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과 관련해 자신의 SNS를 통해 "더 이상 예쁜 우리 선수들을 죄인 만들지 말자"고 말했다. 24일 새벽에 열린 멕시코와의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국가대표팀은 1대2로 패한 뒤 16강 진출에 빨간 불이 켜진 뒤에 나온 말이다. 임 실장은 "남은 독일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에게 근성과 투지의 축구를 강요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죽기살기로, 육탄 방어로, 전광석화같은 역습을 통해, 반드시 이기라고 하지 말자"며 "그냥 마음껏 즐기라고 해주자"고도 했다. 
 사실상 27일 마지막 남은 독일전에서 우리가 이겨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임 실장이 말했듯이 객관적 전력에도 불구하고 정말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한다면 조금 더 특별하게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옳다. 입전 월드컵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축구협회는 감독이 소신대로 선수를 선발하는 일이 불가능할 정도로 권위적이고 폐쇄적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히딩커 감독이 자신의 연봉 액수와 관계없이 한국팀의 감독직을 다시 맡으면서 축구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었지만 협회에서 거절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의 귀환으로 우리 축구가 다시 2002년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토종 감독을 키우고 더 나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협의의 결정은 존중받을 가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 이유가 우리가 상상하는 긍정적인 의도가 깔리지 않았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임 실장이 말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 어린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민들의 기대를 어깨에 얹은 채 90분 동안 구장에서 사력을 다해 뛴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거나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해 압박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무엇인지 잘 안다. 2002년 월드컵의 4강 신화를 아직 잊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스포츠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싸운만큼 결과에 순응해야 한다. 월드컵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감격해 하던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말도 더 이상 나와서도 안 된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비난과 질타를 쏟아부어서도 안 된다. 무엇이 성숙한 국민성인지 차분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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