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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국민연금까지 부모가 대납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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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7-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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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업 젊은 자녀를 대신해 매월 연금보험료를 대신 납부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를 두고 등골 브레이커의 전형이란 비판과 함께 국민연금공단의 처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대구·경북지역 임의가입자는 3만4천805명으로 나타났다. 임의가입자는 만 18세이상 60세미만 국민 중 소득이 없어 의무적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안정된 노후를 대비해 국민연금에 가입한 이들이다.  
 문제는 이들 중상당수는 취업이 늦어지는 젊은 자녀를 대신해 매월 내야 하는 연금보험료를 부모들이 대신 납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부모들에 대한 대납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미 드러난 국민연금의 운영상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데 있다. 특히 60세 이상 가입자 중 시중 금리보다 높은 국민연금 혜택을 염두에 두고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을 붓는 임의계속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향후 기금 고갈 등 운영상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미취업 자녀에 대한 부보들의 국민연금 대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 있다. 지난해 26세 이하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3311명에 달했고 이 중 남자가 2601명으로 여자의 두 배에 달한 사실은 오래 가입하면 연금액이 올라가는 장점 외에도 출가하지 않고 함께 경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우리 사회 가족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일각에서 부의 대물림, 변칙증여, 금수저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이같은 현상은 1995년 농어민에게 국민연금을 시행할 때 자녀들이 부모 연금을 들어줬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요즘은 자식들의 취업이 안 되는데다 연금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미리 자녀 연금을 들어주는 부모가 꽤 늘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미취업 자녀에 대한 국민연금 대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은 이같은 제도적 맹점이 국민연금의 고갈을 앞당기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있다. 이는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붓고 있는 가입자들에게는 간과하지 못할 일이다. 
 만일 이렇게 변칙적인 임의 가입자가수가 늘어나고 연금 또한 운영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이는 곧 연금 지급차질 등 심각한 사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금 운영 수익률이 주식시장 수익률보다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선 가입자수를 늘리기에 매달려 있는 국민연금의 태도는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국민연금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설정해 임의가입자를 받아들이고 나아가 부의 대물림과 등골 브레이커를 조장하는 듯한 사회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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