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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대표의 죽음을 보는 국민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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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7-2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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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출신 진보 정치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목숨을 끊었다.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던 상황이었다. 특검팀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노 원내대표가 김씨 측으로부터 5천만원 가량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며 노 의원 소환조사를 기정사실화 해두고 있었다. 노 대표는 23일 오전 한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노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사람이다. 그리고 의정활동도 매우 활발하게 전개해 오고 있었고 각종 언론에서 부패한 권력과 정치에 대해 시원시원한 입담을 과시하던 논객이기도 했다. 특히 진보 정치세력을 지지해 오던 국민들 사이에서는 매우 큰 지지를 받고 있던 정치인이어서 이번 그의 사망이 주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숨진 채 발견된 노회찬 대표는 '드루킹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청탁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한 사람의 건강한 정치인을 잃었고 진보 정치 진영도 큰 수렁에 빠질 위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왜 노회찬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그는 드루킹 사건이 불거졌을 때 드루킹 측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넨 적이 있다고 밝혔을 때 완강하게 부인한 적이 있다. 그렇게 부인했던 사실이 특검팀에 의해 명백한 팩트로 드러나자 부담을 이기지 못했던 것으로 짐작이 간다. 평생을 올곧게 살아온 정치인의 표상으로 여겨졌던 그가 자신이 뱉은 말에 휘감기게 되자 더 이상 퇴로가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정치는 어떠한 사안에서도 책임을 지는 것이 가장 용감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은 덮어놓고 부인하고 보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 그 같은 예는 부지기수로 많고 결국은 진실이 밝혀져 정치생명도 끝나고 처벌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청렴의 표상으로 여겨졌던 노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부터 국민에게는 충격일 테고 그 책임을 지고 목숨을 버린 노 대표의 결단을 더 충격적이다.

   우리 정치가 언제 이 같은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안타깝기만 하다. 국민들에게는 정직과 청렴을 강요하면서 내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불법과 부정이 판을 친다면 우리나라 사회 구조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이다. 노 원내대표의 죽음은 충격에 앞서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반성이 있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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