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와 의회 힘겨루기, 시민은 안중에도 없나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포항시와 의회 힘겨루기, 시민은 안중에도 없나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8-08-30 19:45

본문

포항시와 의회가 시정질의에 대해 누가 답변자로 나서느냐를 놓고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의회는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자를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하고 집행부는 의회가 '회의규칙을 바꿔 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의회는 29일 제253회 임시회 둘째 날, 복덕규 의원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박희정 의원은 지방공기업 장 선임 시 인사청문회 도입 및 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김성조 의원은 포항지진 조사상황 및 이재민 대책 방안과 바이오매스발전소 불필요성에 대한 시정질문을 했다. 하지만 이날 1시간가량의 시정질의가 끝난 뒤 의원들은 집행부의 답변을 듣지 않은 채 임시회를 산회했다. 질문은 해놓고 답변은 듣지 않는 촌극이 연출된 것이다. 
 이번 논란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의회는 지난 6월 제 8대 의회 임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회의에서 시정질문 답변자에 대한 의회운영규칙을 변경했다. 변경된 규칙에는 정책사항에 대해서만 시장이 답변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부시장과 해당업무 국장이 답변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같은 회의규칙 변경에 대해 당시에도 일부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우려를 표하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으나 통과되고 말았다. 불과 2달여 만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시의회의 답변 보이콧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응도 갈라지고 있다. '이미 예견됐고 의원자신들이 통과시켜 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다' 라는 비판이 있는가하면 '아무리 회의규칙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협의 없이 답변자를 바꾼 것은 주민대표기관인 의회 무시하는 처사'라며 집행부의 처사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회의규칙 변경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면에는 포항시의회 내부의 힘의 변화에 더 큰 원인이 있어 보인다. 즉 제7대 의회와는 달리 8대 의회에는 전체 32석 중 민주당 과 무소속의원이 각각 10명과 3명 등 대거 진출했다. 의장 입장에서도 의회 내 힘의 균형을 맞추고 향후 원만한 의회 운영을 위해서라도 자유한국당 소속의원과 시장의 편에서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도 없는 현실이 작용했다. 
 이번 사태는 양쪽 모두에게 득보다는 실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산적한 시의 현안은 안중에도 없고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비등해 질 조짐이기 때문이다. 시장도 시의원도 선거로 당선된 선출직인 만큼 감정싸움으로 비쳐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시민들 사이에서 협치와 협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지금,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비친다면 양 기관에 돌아가는 것은 비난과 패싱이 될 공산이 크다. 삿바를 잡아 봤으니 시간을 더 이상 끌지 말고 시민들을 위한 본 경기를 펼치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