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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지루한 정쟁에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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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9-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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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1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4·27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18일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추계를 포함한 동의안 처리를 요구하는 것은 '국회 패싱',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소득 주도성장 경제정책을 남북경협이라는 '새로운 환상'으로 덮기 위한 술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을 염두에 둔 '정략적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세계가 핵없는 한반도 기원하며 대북제재에 다 동참했는데 우리 정부가 요청한 국회 차원에서의 4·27 정상회담의 비준동의는 국제 공조를 깨자고 하는 것"이라고 한 단계 더 수위가 높은 발언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4·27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긴 USB의 내용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문 대통령 손에서 김 위원장에게 USB가 분명히 전달됐는데 그 내용을 국민과 국회는 아무도 모르며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키겠다고 하는 대통령의 의지는 이렇게 깜깜이로 만들고 국정을 운영해도 되는지 납득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비준동의안을 두고 벌어질 추석 전 국회 경색은 불 보듯 뻔하게 됐다. 청와대는 남북 평화가 곧 경제적 안정을 가져오는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야당은 북한의 핵폐기가 우선이며 마냥 퍼주기식 대북관계는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쪽의 주장은 모두 옳다. 대북관계에 있어서 대통령이 견지하는 방법론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극단적 비난을 퍼붓던 야당은 국민적 저항을 받았고 그 후 야당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지금 비준동의안을 두고 또 한 번의 정쟁을 벌일 준비에 들어간 청와대와 야당은 과연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궁금하다. 경제가 이토록 어렵다고 야당은 연일 맹공격을 퍼부으며 정치적 열세를 극복하려 하고 있지만 대북관계는 국민들에게 매우 예민한 부분이다.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적 안정을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국민들의 삶이 이토록 피폐한 가운데 국회 안에서 또 지루한 정쟁이 벌어진다면 청와대도 야당도 모두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깊은 숙고를 거친 뒤 비준동의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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