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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 교통문제 해결은 경주시의 용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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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0-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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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의 일방통행로 지정을 두고 찬반양론이 격하게 엇갈린다. 경주시는 최근 황리단길의 왕복 2차로 700여m 구간이 상습 교통체증지역으로 변해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일방통행로로 지정해 교통난을 해소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첨예하게 맞서 진퇴양난이 되고 말았다. 경주시는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내남네거리에서 황남초교네거리 방향으로 일방통행로를 지정키로 계획했었다. 
 경주시의 계획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황리단길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일방통행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하는 주민들은 일방통행로를 지정하면 인근 동부사적지 방향 우회 차량 등으로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주한옥마을처럼 황남동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시는 이처럼 주민의 의견이 맞서자 일방통행로 지정을 일단 보류하고 통장과 기관단체장 회의 등을 통해 일방통행로 지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주민설문조사를 거쳐 최종결정할 방침을 세웠다.

   과연 황리단길을 일방통행로로 지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 지역은 관광객과 상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도 주거하는 지역이다. 전주한옥마을처럼 대부분의 한옥들이 상인들에 의해 상업적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민간인들이 버젓이 살아가고 있다. 관광객들과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이 지역을 일방통행로로 지정해 주민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지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황리단길이 모처럼 경주의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만큼 토착 주민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주말이나 성수기에 노상 주차장으로 변해버릴 만큼 교통난이 심한 이 지역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릴지도 모른다. 여기에 경주시의 딜레마가 있다. 
 일부 주민들의 주장처럼 황남동 일대를 전주한옥마을처럼 재정비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상업화된 한옥마을의 생명은 길지 않다. 지금의 모습이 적정 수준이다. 가장 전통적인 모습을 지니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공존하는 모습이야말로 관광객들이 바라는 콘텐츠다. 교통문제를 해결하면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는 대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가장 현명한 판단일지도 모른다. 결국 경주시의 용기가 필요한 사안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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