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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불상 원래 자리 밝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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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0-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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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977호로 지정된 청와대 경내의 '경주 방형대좌 석불좌상'이 경주 이거사(移車寺)터에 있었음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근거가 나왔다고 한다.  
 이 불상은 1912년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이 경주 고다이라 자택에서 본 뒤 이듬해 서울 남산 총독관저로 옮겨졌다고 전해지며 그동안 원래의 위치가 남산이었다는 설과 이거사터였다는 설이 팽팽하게 맞서 왔다. 
  그런데 주진옥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보존관리팀장이 한 언론사에 제공한 일제강점기 자료 '신라사적고'의 도지리 이거사터 항목에 다이쇼 2년(1913) 중에 총독부로 불상을 이전했다는 기록이 전해졌다. 자료에는 "과거에 완전한 석불좌상 1구가 엄존했는데, 지난 다이쇼 2년 중에 총독관저로 옮겼다. 그 외에 목 부분에 손상이 있는 석불 1구와 후광(장식)이 있는 석불입상 1구, 석탑 1기(도괴됨) 등이 절터 부근 땅속에 묻혀 있었다"고 전한다.

   신라사적고는 경주 금관총 발굴에 관여했고 1933년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 초대 관장을 지낸 모로가 히사오가 다이쇼 5년(1916)에 자비 출판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번에 주 팀장이 제공한 자료는 그의 남편이었던 고 이근직 경주대 교수가 일본 덴리도서관 소장 서적을 복사해 보관한 것이라고 한다. 
 이거사터는 경주 도지리에 있는 절터로 이 불상의 원래 자리가 이거사터였다는 사료가 공인된다면 청와대의 불상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경주시민들의 뜻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주 시민들과 시민단체, 시의회가 나서서 하루빨리 청와대 불상을 고향인 경주로 이전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불교계는 불상의 역사적 가치가 조명되고 원위치에 대한 연구를 거쳐 신앙적 환경이 조성된 뒤에 옮겨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그러므로 이제 불상의 원 소재지가 이거사터라는 사료가 나왔고 이 사료의 공신력이 확보된다면 이 같은 의견은 의미가 없어진다.

   경주시는 이 사료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이거사터를 제대로 정비해 불상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현재 이거사터는 석탑 부재가 흐트러진 채 방치되고 있다. 신라불상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면 중요한 자원 하나를 얻게된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에 의해 원래의 자리를 떠났다고 청와대에 보관됐다는 이야기만으로도 보물의 원래 가치와 함께 충분한 스토리텔링의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경주시와 시민, 시의회 등은 본격적인 청와대 불상 이전을 위한 준비를 갖출 때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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