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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의미 잘못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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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0-2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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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 스토리텔링 축제가 경주에서도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덴마크, 루마니아, 미국, 싱가포르, 영국, 이탈리아, 인도, 태국, 폴란드, 한국 등 10개국 30여명의 국제 스토리텔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경주에서 다양한 신라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신라문화가 가진 독창성에 관심을 보였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서 신라를 이야기로 풀어 소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토리텔링은 약 1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장르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잠시 주춤하고 시들해졌지만 한때는 마치 스토리텔링이 대세인 것처럼 받아 들여졌다. 스토리텔링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신조어다. 직역하자면 '이야기하다'가 되지만 원래의 뜻은 그게 아니다. 스토리 텔링의 원래 뜻은 하나의 자원에 여러 가지 문화와 산업을 활용한다는 뜻의 'one source multi use'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야기가 단초를 제공하고 그것을 각종 산업과 문화로 재창조되는 신종 산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스토리텔링의 직역에 충실한 나머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몰두했다. 스토리텔링이 가진 무한한 영역을 축소한 것이다. 신라문화 중 매우 재미나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현대적으로 포장해 널리 알린다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스토리텔링의 본연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예컨대 최근 보물로 지정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를 빵으로도 만들고 기념품으로도 만드는 일, 더 나아가서 이 수막새의 의미를 활용해 컴퓨터 게임으로 만든다면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경주의 동궁원의 외관이 동궁과 월지의 형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이다. 
 이번 국제 스토리텔링 축제에 참가한 이들이 어떤 유형의 사람들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주최측이 밝혔듯이 이들이 단순한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들이라면 그냥 단순히 신라문화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스토리텔링이라는 이야기를 가져다 쓰는 것은 오류다. 신라의 문화를 영화나 게임산업에 결부해 새로운 산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스토리텔링 축제가 해야 할 일이다. 
 많은 돈을 들여 입담 좋은 이야기꾼들을 불러 먹여주고 재워주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경주를 홍보해 달라고 하는 것은 '팸투어'와 다를 바가 없다. 이제 우리의 문화를 관광산업이든 문화산업이든 아니면 다른 성과를 불러올 수 있는 산업으로 연관시키는 스토리텔링의 본격적인 사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의 본연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부터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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