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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수험생들의 문화 취향을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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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1-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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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마친 학생들의 사후 관리가 큰 숙제로 떠오른다. 그동안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접었던 학생들은 이제 잠시나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론 논술이나 이어지는 대학 정시모집에 응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그나마 큰 산을 넘은 학생들은 갑자기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방황하기도 한다. 각 학교에서는 수험생들의 사후 관리를 위한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하고 사회단체나 경찰서에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계도 활동에 나서기도 하고 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아직 수능 이후의 수험생 관리에 관해서 매뉴얼이 마련돼 있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부산에서는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2018'에 토요일 하루만 7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그 가운데 대부분이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기성세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할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경도돼 있는 현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으니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황할 이유는 없다. 과거 수능이 끝나면 좋은 연주회나 전시회를 찾아 정서함양에 힘써라고 권유하던 시절은 아쉽지만 시류가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 청소년들의 세계는 불과 1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좋은 영화나 연주회, 전시회를 찾아 잠시간의 휴식을 즐기라고 권한다면 그것을 달가워할 청소년들이 그리 많지 않다. 보다 창조적이고 현대의 매체에 맞는 즐길거리를 찾는다. 그것은 당면한 문화며 앞으로 바뀌어 갈 세상에 대한 바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과연 현재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문화가 과연 보편적인 정신문화의 발달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재미있어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걸음걸이가 느리다. 
 결국은 수험생들의 가정에서 사후 관리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흐르는 여가활동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라 제공하는 역할을 부모가 해야 한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읽어라고 권유한다고 해서 순조롭게 따를 청소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부모가 함께 앉아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좋은 영화나 전시회를 골라서 가는 일이 지금 이순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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