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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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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0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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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아이돌보미 예산 61억3800만 원을 전액 삭감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우리 사회구조에서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데 예산이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게 정말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깎아서 재정의 균형을 이룬다고 하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예산을 세우고 또 우리가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상당히 비정해 보인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의 이 발언에 대해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비정하다는 말씀은 더는 굉장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고 삭감을 주장한 송언석 의원은 "비정하다는 말씀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

   박 의원의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발언과 '비정해 보인다'라는 발언은 두고두고 우리 정치권이 곱씹을만한 말이다. 과연 정치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계층을 위해 더 나은 사회기반을 만드는 것이 1차적인 정치의 소임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부모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비정하다고 한 박 의원의 발언은 우리 국민 모두의 정서와 동일하다.

   그런데 그 예산 삭감을 주장했던 송 의원은 지역구 예산 수백억원을 슬쩍 끼워 넣은 일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더구나 송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을 역임해 정부의 예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자신이 기재부 차관일 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당했던 일을 그대로 써먹은 것이다.

   도대체 이 같은 양심을 가지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가능한 현실인가. 사회적 약자의 삶을 위해 편성된 예산을 삭감하라고 주장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수백억원 챙기는 그 후안무치를 국민들이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과거에는 소위 쪽지 예산이라고 해서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낡은 정치 행태는 청산돼 가고 있다.

   우리 시대에 정치란 무엇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지만 아직도 그 지위는 공고해 여야를 막론하고 민생 법안은 뒷전에 둔 채 당리당략을 위한 장쟁만 일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판국인데 과연 정치는 이래도 되는가.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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