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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시울림` 있는 학교에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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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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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이 내년부터 학생들이 시낭송을 통해 표현력 및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꿀 수 있도록 '시울림' 있는 학교를 운영키로 했다. 이 '시울림' 프로그램을 잘 운영, 정착될 경우 인문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학생·학부모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한 학기에 한편 이상의 시를 암송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모아 포트폴리오도 만들어 보기도 하고, 학교별로 시 낭송 행사도 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시울림' 있는 학교 운영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따뜻한 인성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서 순화와 심성 계발, 감성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여기는데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이나 빅 데이터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미래직업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감성과 인문학적 사고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같은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이 교육은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시 수첩' 숙제가 참고가 됐다. 21세기 디지털과 스마트폰 시대에도 130여 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프랑스 초등학교 '시 수첩' 숙제는 해마다 10편에서 15편의 시를 암송하고 '시 수첩'에 암송할 시를 적어보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외우고 익힌 생각하기 훈련이 프랑스 대입 논술 '바칼로레아'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 수능시험에서도 시 구절이 수험생 격려에 활용되고 있다. 바로 필적확인란이 그것이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는 김남조 시인의 편지라는 시의 첫 구절은 올해 수능시험 필적확인란에 제시됐다. 2017년에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의 한 구절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제시된 바 있다. 
 '시울림' 있는 학교 운영을 통한 학생들의 정서순화와 심성계발은 임종식 교육감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시낭송가 이기도 한 임 교육감은 10여 년 전부터 구미시낭송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 낭송 활동을 통해 정서가 순화되고 감성이 풍부해 지는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다. 임 교육감이 4차 산업사회에 대비한 메이커센터, 수학문화관 등 많은 미래교육과 관련한 공약을 제시한 가운데서도 인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면에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해도 기계가 못하는 일이 분명이 있고 그 부분을 집중 교육해야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직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외운 한 편의 시로 인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될 어려운 문제와 힘든 시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임 교육감의 말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한 평소 소신을 엿볼 수 있다. 경북교육청의 '시울림' 학교가 '인문학의 백미' 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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