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일정·전형방법까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대입 일정·전형방법까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8-12-20 19:23

본문

강릉 펜션사고를 계기로 대학입시 방안과 일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현행 제도로는 2학기 이후 고등학교 3학년들의 학사 관리가 속수무책에 가깝기 때문이다.지난 18일 강원도 강릉시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발생한 대형 참사도 대입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이 체험학습을 갔다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참사는 인솔교사나 동행 학부모가  없는 개별 체험학습에서 발생해 말만 체험학습이지 사실상 개별 여행인 이런 제도가 생겨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각 시·도 교육감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현행 입시제도는 전형방법에 있어 수시와 정시로 나눠 치러진다. 수시의 경우 3년 동안의 학교생활과 성적이 반영 돼 고교생활을 정상화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취지로 실시되고 있지만 반면 상장 남발과 다양한 스펙 쌓기를 위한 과도한 교외 활동, 부적절한 출석관리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정시의 경우에도 경제력에 의한 사교육 조장, 한번 실수로 인한 대입 실패 부담 등의 단점이 있다.

   수시와 정시가 가진 각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시전형의 대세로 인한 고3 교실의 비정상적인 학사운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학기 이후 고3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수업은 고교 3년 중 한 학기를 허송세월로 보내게 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수시로 진학하는 학생의 경우 3학년 1학기까지 만의 성적으로 선발하거나 수능성적이 아예 필요치 않은 경우도 많아 2학기 수업의 경우 아예 관심이 없어 업드려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보는 등의 활동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정작 수능 성적이 중요한 정시 응시생들의 경우 책상을 들고 복도나 다른 교실로 피신해 공부하는 촌극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수시와 정시로 나눠진 입시제도의 이원화가 근본 원인이다. 수능 이후의 수업도 문제다. 이번 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수능 이후 1개월가량의 고3 교실은 '해방구'나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수업은 있을 수가 없고 오히려 교실에 앉아 있는 경우가 비정상적인 취급을 받는다. 그나마 출석으로 인정되는 체험학습, 사실상 여행을 떠나는 일이 유일한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입시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때가 됐다. 어느새 수시가 대세로 된 입시제도를 바로잡아야 고교 수업이 정상화 될 수 있다. 만약 수시폐지가 어렵다면 수능을 면제하는 입시전형이라도 폐지해야 한다. 또한 대학의 학사관리에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수능시험 일정을 1개월가량 늦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모든 업무가 전산화된 만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중요한 사실은 지금과 같은 학사일정으로는 정상적인 고교교육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가정책에서 비정상적인 일을 고집하는 일 만큼 비정상적인 것도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