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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넘치는 경주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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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1-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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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어섰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시민들의 성금을 모으면서 시작된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 금액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가 힘들어하면서도 이웃을 위한 나눔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다는 것에 무한한 인간적 신뢰가 느껴지며 암울한 가운데 반드시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 어려울수록 나눠야 한다는 최고의 가치를 실현한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 불국동에서 익명의 기부자가 2년째 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난달 31일 4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불국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는 말과 돼지저금통을 건네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2017년 12월에도 같은 방법으로 저금통을 전달한 사례를 보아 40대 여성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여성이 두고 간 돼지저금통에는 51만여원이 들어 있었다. 저금통에는 5만원권에서부터 10원짜리 동전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이 익명의 기부자가 보여준 선행은 새해 벽두에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기부가 경주시에서 간간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선도동에서 상당 액수의 물품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면서 기부하고 자신을 절대로 밝히지 말아달라는 부탁까지 한 예도 있었다.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하게 이웃을 돕는 일은 진정성이 넘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옛말이 주는 의미는 나눔의 진정한 철학을 가르쳐 주는 것이고 익명의 기부자들은 그것을 그 가르침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사회 기여에 대해 떳떳하게 알리고 그 기여를 정례화하는 예도 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다음에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는 논리다. 주위에 알리든 알리지 않든 자신이 가진 것을 덜어 이웃과 나눈다는 것은 선진사회로 가는 중요한 행동 양식이다. 기부의 진정한 의미에 동참하고 진심 어린 마음만 있다면 모두 같은 것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고 곳곳에서 조용하게 이웃을 돕고 있는 경주 사회는 분명히 희망이 있다.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서로 나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새해가 시작되고 모든 시민들이 단단한 다짐으로 새로운 해를 시작하고 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식이 들려오는 경주의 새해가 기분 좋게 출발한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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