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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 포항제철소장의 현대제철사장 취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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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2-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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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전 포항제철소장의 현대제철 사장 취임을 놓고 포스코 안팎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말들이 많다. 기술유출에 경영기밀 누출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안 신임 현대제철사장은 2017년 포항제철 소장, 2018년 베트남 법인장을 지낸 뒤 최근까지 포스코의 '자문' 역할을 맡고 있었다. 현재 포스코의 정보보호규정 등은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계에 취업하거나 창업 등에 관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보란 듯이 경쟁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평직원은 몰라도 최고위 간부 중 한 사람이 이같은 규정을 어기고 경쟁사에 취업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는 이유다. 
  옮긴 자리도 구설수에 오르기 딱 좋은 자리다. 바로 현대제철 생산·기술 부문 담당 사장으로 선임됐다. 포스코 내에서도 광양제철소가 대량 소품종 체계를 갖추고 있는 반면 포항제철소는 소량 다품종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말은 곧 첨단제품의 연구와 개발, 생산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런 제철소의 소장을 지냈다는 것은 그만큼 포스코의 핵심기술을 다 다뤘고 미래의 기술까지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철강 시장은 양적으로는 이미 경쟁자체의 의미를 잃었다. 기존 제품은 얼마나 생산성을 높이느냐에, 앞으로는 얼마나 첨단제품을 싼 원가로 생산하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이런 점에서 포스코는 이미 수년전부터 첨단제품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왔고 티타늄 등 상당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 경쟁사에 취업을 한다는 것은 기밀을 들고 백기투항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자유경제체제에서 이직을 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만 할 일은 아니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관계가 특별하기 때문에 안 전소장의 이직을 두고 이런 논란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코 직원들 사이에 배신감이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최근 '안동일이 간다고? 이게 포스코의 윤리냐? 비리 임원 안동일은 배신자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포스코 본사와 직원들이 모여사는 포항 지곡단지, 직원숙소인 동촌동에는 '배신자'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린 것에서 지역사회와 제철소 직원들이 느끼는 심정을 엿볼 수 있다. 
  포스코는 부랴부랴 내부 통신을 통해 '기술유출은 없고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를 구한다'고 했지만 이 또한 '비슷한 경우를 대비한 고위층의 동변상련 이다'라는 반응들이다. 
  이번 안소장의 이직으로 포스코 안팎과 포항시민들 사이에서는 '배신이 일상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사장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배신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경영에 신경을 써야할 시간에 집안단속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 됐다. 
  현대제철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얼마나 조건이 좋았으면 안소장이 움직였을까' 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전직 고위 임원들의 이직으로 이 같은 논란이 일지 않도록  각별한 인적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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