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혼이혼이 증가한다는데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황혼이혼이 증가한다는데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9-03-11 21:10

본문

우리 사회의 황혼 이혼상담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상담 4천653건 중 여성 상담자는 3천288명(70.7%), 남성은 1천365명(29.3%)이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은 여성 774명(23.5%), 남성 495명(36.3%)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분석 첫해인 1995년에는 60대 이상이 여성 1.2%, 남성 2.8%에 불과했고 20년 전인 1998년에 여성 2.7%, 남성 4.6%로, 10년 전인 2008년에는 여성 5.8%, 남성 12.4%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혼을 상담하는 60대 이상의 비중이 10년 전보다 여성은 4.1배, 남성은 2.9배로 증가했고 20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은 8.7배, 남성은 7.9배가 됐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한국법률상담소는 노년의 남성들은 퇴직해 경제력이 없어지자 아내와 자녀들이 무시하고 냉대한다고 호소했고 노년 여성은 남편의 오랜 외도와 폭행 등을 이혼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과거 남성 권위주의적, 가부장적 사회가 붕괴되고 양성평등, 전통 가족사회 해체가 근원적 문제다.
 
90세 남성이 상담소를 찾아와 "아내는 내게 늘 비자금이 따로 있다며 의심하고 닦달했다. 나를 은행으로 보고 결혼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결국 다투다 서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제라도 아내에게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이혼하지 않으면 죽고 싶을 만큼 힘이 든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또 88세 여성은 "남편은 혼인 초부터 외도와 폭행을 일삼았다. 자녀는 모두 5명을 낳았다. 무섭고 괴로웠지만 달리 방도가 없어 맞으면서도 살 수밖에 없었다. 20년 전부터는 별거를 했다. 어차피 따로 살고 있지만 하루를 살아도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황혼 이혼이 증가하는 사회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양성평등과 가족주의가 해체된 서구사회에서도 이 현상은 그리 흔치 않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남성의 정년퇴직 이후 이혼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는 있다. 우리 여성들도 이 같은 일본의 현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황혼 이혼이 증가하는 우리 사회는 비정상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가족의 소중함과 부부의 정이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돼야 한다. 건강한 노년 문화가 이뤄져야 고령사회에 대비한 사회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