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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라톤대회, 유치경쟁 넘어 퍼주기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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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3-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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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지자체가 개최하는 마라톤 대회가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서로 참가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과다한 경품을 내 거는 등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3,4월 들어 전국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각종 마라톤 대회는 100여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연간 250여 개의 각종 마라톤 대회 중 절반 이상이 3,4월에 집중돼 있기도 하다.
 
4월 7일에만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를 비롯, 제18회 합천벚꽃마라톤대회, 제15회 예산 윤봉길 전국 마라톤 대회 등 20여개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마라톤의 경우 한번 참가하면 적어도 15일정도 이상동안 회복기가 필요해 짧은 기간 안에 여러 번 참가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참가자는 어느 대회에 참가할 것인가를, 주최 측은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참가자를 더 늘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탓에 자연 유치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러한 마라톤 열풍이 동북아시아권 에서는 공통적인 현상으로 일본에서는 연간 2천여개의 마라톤 대회가, 중국에서도 2017년 기준 1102개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어 이들 나라에서도 참가자를 놓고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과다한 유치 경쟁은 자연 퍼주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달 7일 열리는 영주소백산마라톤 대회다. 대회사무국은 대회 17주년을 기념해 35명 이상인 마스터스 러너(풀코스·하프코스) 팀에게는 45인승 버스 1대를 지원한다. 또 15~24명 단체는 선착순 10팀에게 유류비 10만원, 25~34명 단체는 선착순 10팀에게 2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한다. 전 구간 참가자들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풀·하프코스, 10㎞, 5㎞ 참가자들을 위해 서울과 인천, 대전, 대구, 울산, 부산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아울러 선비촌·선비문화수련원·무섬마을 무료 숙박 체험과 함께 대회당일 특산물 먹거리 장터도 무료로 운영한다. 풀코스, 하프코스, 10㎞ 참가자에게는 영주지역 대표 특산품인 풍기인견 이불, 5㎞ 참가자에게는 풍기인견 스카프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물론 주최측의 계산대로라면 크게 믿지는 장사는 아니다. 풀코스, 하프코스 3만원, 10km 코스 2만 5천원, 5km 코스 1만 5천원의 참가비를 받아 2억원이 넘는 참가비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공짜 혜택을 주다보니 대회 개최 예산이 4억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제 마라톤 대회도 고만고만한 대회가 아니라 특색 있는 대회로 바뀌어야 퍼주기를 안하고서도 생존 할 수 있다. 커플런, 좀비런, 싱글런, 컬러런, 버블퍼스트런 등 다양한 이벤트성 마라톤 대회는 벤치마킹하고 지역과 시기가 유사한 대회는 코스를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통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온통 공짜 복지가 판치는 마당에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마라톤 대회마저 퍼주기로 일관한다면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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