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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항지진 원인 결과발표 코앞, 의연하게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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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3-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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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에 대한 원인 규명 결과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조사연구단이 발족한지 꼭 1년만이다.
 
 이번원인 결과 발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포항시민들 입장에서는 유발지진이라는 결론이 나와 모든 피해를 정부와 관련업체가 나서 보상해 주길 바라고 있지만 그럴 경우 지질 발전이라는 대체에너지 사업은 이 땅에서 발붙이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또한 정부는 지진 발생이후 취해온 태도와 후속 조치에 대해 미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막대한 정치적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지열발전에 의한 지진이 아니라 자연지진이라는 결론이 나면 포항시민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훨씬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민들이 지금 몹시 흥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는 '유발지진'이라는 결론보다는 일부 연관성이 있는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학자들 상당수가 동의하는 촉발지진은 엄연히 유발지진과는 다르다. 유발지진(induced earthquake)은 넓은 의미에서, 지열발전, 셰일가스 개발, 이산화탄소 및 폐수 지중저장, 광산 개발, 터널 굴착 등 다양한 '인위적 행위' 를 하면서 직접적으로 단층을 건드려서 지진을 발생시킨 경우에 해당된다. 촉발지진(triggered earthquake)은 간접적으로 지진을 유발시킨 경우다. 즉, 어느 한 곳에 지진 생성 요인이 응력 돼 있는데 작은 충격이라도 가해지면 폭발로 이어지는 지진이다. 포항지진에 대해 시민들이 높은 기대감을 갖고, 분노감이 높아 진 데에는 이런 용어에 대해 잘못 알았거나 알고도 이용한 일부 정치인과 관료, 이해관계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포항시민들이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물론 자연지진이라는 측면이 강조 될 경우 포항이 지진지역이라는 오명을 덮어 쓸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100% 유발지진이라며 떼를 써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들'로 낙인찍힌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포항시민들이 더 경계해야할 일은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자연재해를 인재로 받아들이면서, 자연에 대한 공포가 사람에 대한 분노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럴 경우 앞으로 올 지진에 대비해 내진설계를 강화해야한다는 경각심을 오히려 낮추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정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지진이나 자연 재난은 보상비가 얼마인지 간에 무조건 정부가 책임진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제도와 법률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포항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흥분보다는 발표결과를 지켜보고 현명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일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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