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레이 국빈방문서 나온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말레이 국빈방문서 나온 대통령의 인사말 실수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9-03-20 12:07

본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중 중요 행사에 참여해 인조네시아어로 인사해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것은 엄청난 국제적 망신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이웃한 나라지만 영토 분쟁으로 감정이 좋지 않은 나라여서 이 문제는 더욱 난처하다. 만약 외국 정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우리나라 말로 친숙하게 인사한답시고 "곤니찌와"라고 했다면 용서가 될 것인가. 다행히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낯 뜨거운 상황이었음이 틀림없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과 기자회견문 초고는 물론이고 추가 검증 과정에서도 이 잘못된 인사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니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준비가 소홀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내용은 이렇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현지시간 오후 5시10분쯤)에서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외국을 방문하면서 현지어로 인사를 건네며 친숙함을 표현해왔었고 아닐도 그런 관행의 연장선상에서 이 말이 나왔다. 그러나 하지만 말레이시아어의 오후 인사말은 '슬라맛 쁘탕(Selamat petang)'으로 '슬라맛 소르'는 인도네시아어 인사말이다. 이 같은 실수는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날 첫 일정이었던 한류-할랄 전시회에서 이미 한 번 저질러졌다. 12일 오후 4시(현지시각) 할랄-한류 전시회에 참석해 저녁 인사인 '슬라맛 말람(Selamat malam)'이라며 인사했다. '슬라마 말람'은 밤늦은 시간에 하는 인사로 영어로 치면 '굿 나잇'과 같은 의미다. 오후 4시 행사에서 시간과 맞지 않은 인사말을 건넸던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상대 국가의 현지어로 인사를 하는 관례는 누가 봐도 친숙함을 표현하려는 좋은 시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제대로 크로스체크를 하지 않았던 외교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실수는 더 이상 반복돼서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상대 국민들에게 뜻하지 않은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기강해이' 문제를 거론할 수 없지만 국가간의 정상외교에서 나온 실수이므로 가볍지는 않다. 정확하고 꼼꼼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작은 것에서부터 실수가 이어진다면 외교에서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청와대 참모진과 외교부의 새 각오가 필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