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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 소나무위주 조림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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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4-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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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동해안 대형산불을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소나무위주의 조림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 활엽수위주로 조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산림과 민가. 사찰 등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의 경우 방화림 역할을 하는 수종을 선택, 식재하는 것이 피해최소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속초, 동해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피해 면적이 고성과 속초 700㏊, 강릉과 동해 714.8㏊, 인제 342.2㏊ 등 1757㏊로 잠정 집계됐다. 이렇게 당초 530㏊ 보다 피해면적이 3.3배나 늘어난 것은 강한 바람 등 자연적 요인이 가장 크지만 이들 지역에 분포하는 나무의 종류 또한 큰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의 경우 산림 1만 3천700 여㎢ 가운데 31%, 전국적으로는 37%가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림이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혼효림'까지 합치면 60%가 넘는다. 문제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림은 산불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산림전문가들은 "소나무에는 송진 등에서 나오는 강한 휘발성 물질인 '테라핀'이 함유돼 있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며"일단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울창한 소나무 숲 등 침엽수림에 대한 솎아내기가 필요하고 조림을 하거나 피해림 복원사업에 은행나무와 굴참나무, 느티나무, 오리나무 등 잎사귀에 수분이 많은 활엽수를 심어 자연스럽게 불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같은 산림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동해안 각 지자체들과 산주들은 주목해야 한다. 물론 자연산 송이 생산과 채취를 위해 소나무를 심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에도 일정구간마다 활엽수를 식재해 산불을 차단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특히 지난 2013년 대형산불을 경험한 바 있는 포항시처럼 산림과 대규모 주거지역이 가까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경계지점을 중심으로 반드시 내화수림대를 조성, 산불로 인한 대형피해를 막아야 한다. 또한 전통사찰이 울창한 산림 내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사찰과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주변에 활엽수를 심어야하고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산림 내 휴양의료시설의 경우에도 이들 시설 주변에 내화수림대 조성이 필요하다.
 
 경북도와 동해안 각지자체들도 이참에 산림분포도를 작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역에 맞는 식재 나무를 선정하는 등 지형과 지역 특성에 맞는 산림지도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소나무재선충 방재와 고사목 제거 등에 들어가는 사후적예산을 줄여 나가는 대신 조림과 사방사업, 간벌과 경제림 조성 등 사전적예산 편성으로 산림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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