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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발사체 쏘아 올린 북한 속내 빨리 간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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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5-0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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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북한이 9일 오후 4시 30분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지난 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쏜 지 5일만에 또 다른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이다. 정부나 국방부가 아직 구체적인 수량이나 재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오리 일대는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곳이어서 매우 민감하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전문포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보고서를 통해 신오리 일대에는 연대 규모의 노동 1호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배치돼 있고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노동미사일 여단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오리의 지정학적 중요성도 문제지만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올린 시간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이 생방송으로 잡혀 있는 시간보다 불과 4시간 전이라는 점이 괴이하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쌓인 국정 현안과 대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직전에 무력 시위를 감행한 저의가 무엇인지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의 발사체 소식이 전해진 후 급하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와 합참을 화상전화로 연결해 상황을 체크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문대통령과 트럼프 미대통령이 전화통화로 대북 식량지원을 합의하고 후속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마당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식량지원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미관계의 실마리를 찾는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중재자 노력에 대하 북한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대북 식량지원을 구상한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핵화 기회가 상실되면 핵대결이 재현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에 대해 김정은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표독스럽게 쏘아붙인 일도 있다.
 
북한의 도발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4일 동해안을 향해 쏘아올린 발사체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 보내는 정치적 메시지' 정도로 파악했던 우리의 태도는 느슨한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북한에 의해 진정성을 훼손당한다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머뭇거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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