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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제1 철강기업 한국에 오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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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6-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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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중국의 대형 철강업체인 청산강철이 부산 미음공단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포항시와 지역의 경제계, 노동계가 들고 일어섰다. 만약 세계 제1의 철강업체가 국내에 들어온다면 포항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중국 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저가 철강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국내 냉연업계는 저가 경쟁에 시달리다가 어려움을 느끼고 더러는 고사할 수도 있다. 또 문을 닫는 공장이 생긴다면 실업이 가속화 되고 포항시는 심각한 어려움에 빠진다. 그러니 반대할 수밖에 없다.

  부산의 경우에는 세계 최고 철강업체가 들어와 준다면 지역 경제에 어느 정도의 보탬이 될 수 있겠지만 눈앞의 작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포항의 절규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연간 60만톤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냉연공장을 부산에 건설하고 500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산은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일 것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 전체에 끼칠 역기능을 생각해야 한다. 국내 동종업계에는 5000명의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고 만약 청산강철이 들어와 이들 국내 기업들이 영향을 받으면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저가 냉연강판은 국내 수요의 40%를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기업들은 본래의 가동률을 낮춰 60%를 가동하고 있다. 청산강철은 연간 1000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조강 및 열연강판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원료광산에서 냉연설비까지 일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기업이 국내에 안착한다면 국내 철강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부산은 지금 대형 투자유치에 취해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간산업인 철강업이 입을 피해를 생각한다면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청산강철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부산에 공장을 세울 계획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기업이지만 부산에서 생산한다면 그 강철은 한국산이 될 것이고 한국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수출됐을 때 한국은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국내 수출 쿼터 소모와 미국 무역 제재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부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유치를 고집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 철강산업의 위축이 연관산업의 위축으로 도미노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연관 산업과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산강철 국내 투자 유치를 제지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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