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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권, 국민팔이 정치 그만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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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6-1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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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박세리가 그랬고 박찬호가 그랬다. 국민이 IMF로 힘들어할 때 새로운 희망과 힘을 갖게 해줬다. 2002 월드컵 한국대표팀이 그랬고 김연아가 그랬다. 서민들의 허리가 굽고 삶에 찌들어 기가 꺾일 때 다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게 했다. 스포츠의 힘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세계에서 우리 선수들이 빼어난 기량을 보이며 선두에 나섰을 때 국민은 다시 일어나 원기를 찾고 하나로 뭉쳤다.

  FIFA U-20 월드컵에서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국민은 새벽잠을 설쳤다. 더러는 거리 응원에 나아가 목이 터져라고 대한민국을 외쳤다. 무엇이 이런 힘을 주는가?

  어린 선수들이 그 힘든 난관을 넘어 결승에까지 오른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국민은 어린 선수들과 동화돼서 모두가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에 떨치기를 염원했다. 그것이 바로 애국심이고 공동체 의식이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외침을 견뎠고 국가 부도 위기를 하나가 돼 극복했다. 그만큼 저력 있는 민족이고 우수한 민족이다.

  결승에까지 오를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16강을 넘어 8강에 올랐을 때도 대단하다고 박수를 쳤다. 4강에 올랐을 때 우리는 충분히 만족했다. 마치 드라마 같은 준결승전을 승리로 장식했을 때 모두가 며칠간 축구 이야기만 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축구 이상의 의미가 있는 성과였다.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낭보에 국민은 다시 한 번 해보자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린 선수들이 이역만리에서 국가의 위상과 국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을 때 국회는 또 정상화 협상을 결렬시켰다. 어떤 이유에서건 누구에게 책임이 있든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국민은 어둡고 험한 터널을 묵묵히 걸으며 어떻게든 이 난관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을 때 여야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놀라울 정도의 정치놀음에 빠져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한 포석을 깔기 위해 온갖 재주를 다 부리는 정치권은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말은 그럴듯하다. 서로가 주장하는 바의 핵심에는 항상 국민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말에 등장하는 국민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국민팔이 정치는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넘어지고 뒹굴며 무릎을 꺾으면서도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폴란드에서 선두들이 귀국하면 또 얼굴 내밀 정치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부터 등장금지 시키라고 하고 싶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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