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통적 가족관이 깨어지고 있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전통적 가족관이 깨어지고 있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9-07-01 19:11

본문

[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함께 조사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결과에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여성의 가구주가 10년 전보다 45.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5만 가구 늘어난 수치며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여성 가구주는 전체의 31.2%인 622만4000가구로 조사됐고 여성 가구주 가운데 미혼 여성 가구주는 23.9%인 148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미혼 여성 가구수가 39.7%로 가장 많았으며 30대(28.6%), 40대(16.6%), 50대(7.8%) 순이었다.

  20대 여성 가구수가 많은 것은 일찍 부모로부터 독립해 결혼하기 전에 독립가구를 꾸리는 경우라고 미뤄보면 그리 염려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30대와 40대의 미혼 여성 가구 수도 만만치 않은 정도니 전통적 가족관에 비춘다면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결혼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결혼으로 안정을 찾고 자녀를 갖는 것이 그동안의 사회 통념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런 통념을 깨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들 중 결혼을 '해야 한다'는 비율은 43.5%로 남성(52.8%)보다 낮고, 이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여성 비율은 2018년 28.6%로 남성(37.9%)보다 낮았다. 거꾸로 생각하면 여성들 중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고 결혼생활 중 서로 맞지 않으면 이혼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도 3/4에 가까우니 놀랄 만하다.

  이를 두고 우리 사회가 선진화 돼 간다고 말한다면 큰일이다. 서구화 되고 있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서구사회라고 해서 이처럼 독립적 여성관을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인구감소다. 물론 결혼을 해서 반드시 자녀를 출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이 자녀를 갖는 전제조건이 돼서도 안 된다. 하지만 수천년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오던 전통적 관념이 짧은 시간에 무너지고 있다는 점은 염려스럽다.

  또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양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아직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은 충분하지 않다. 지난해 여성 월평균 임금은 244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6.6%, 10년 전 대비 45.7% 상승했지만 남성 임금(356만2000원)의 68.8%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전형적인 사회 구조가 무너지고 있는 이 시대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이 따라야 할 때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