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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어려운 경제상황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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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7-0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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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들이 지난 3일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4.2% 삭감한 안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8350원보다 350원 줄어든 8000원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심의에서 인하안을 제시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이라고 한다. 당시 사용자 측은 2009년 최저임금 4000원보다 5.8% 인하한 3770원을 2010년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으나 협상 결과 전년보다 2.75% 인상하는걸로 결정됐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고 한다.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삭감해 제시한 배경에 대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취약업종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을 한계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위원들이 최저임금 인하를 주장 한데는 전날 노동계가 올해보다 19.8% 인상된 시급1만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제시한 데 따른 반발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노동계의 1만원 카드에 사용자 측이 사실상 맞불을 놓은 셈이다.

  문재인 정부들어 최저 임금은 해마다 두자릿수 인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16.4%, 올해 10.9%로 2년간 거의 30% 가까이 올랐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인건비 상승에 외식물가 상승뿐 아니라 공산품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직원들을 내보내고 대학생들의 편의점 알바자리 마저 줄어들었다. 정부 통계에서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하위 계층의 소득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세뿌리기업·소상공인 대표들은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도 못 주는 소상공인이 전체 30%를 넘었다"며 "이런 상황이 노동계 주장처럼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인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최저임금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위원들은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안에 대해 IMF때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사양측의 입장차가 크다보니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전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는 오는 9일 열린다. 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최초 안이 아닌 수정안을 반드시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도심 거리마다 빈점포 들이 즐비하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점을 최저임금위원들은 명심하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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