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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 관광 밤문화 없으면 절반은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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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6-2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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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방콕은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고 한다. 작열하는 열대의 방콕을 여행하기에 낮은 수월치가 않다. 해가 지고 기성을 부리던 태양열이 누그러지면 여행자들은 슬그머니 방콕의 거리로 나선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강에는 유람선이 수도 없이 뜨고 강변의 사원은 일제히 조명을 밝힌다. 그리고 고층건물들은 자신들의 개성 있는 색을 밝히고 곳곳의 야시장은 불야성을 이룬다.

  여름철 관광도시에서 필수는 야경이며 밤문화다. 펍레스토랑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그 도시의 밤을 즐기는 일은 여행자들에게 엄청난 힐링을 안겨준다. 방콕은 짜오프라야강을 중심에 두고 강변에 무수한 레스토랑이 밤문화를 즐기는 여행자들을 반긴다. 유명한 호텔에서는 스카이라운지를 개방하고 세계에서도 수준급에 속하는 방콕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칵테일을 마시도록 하고 있다.

  야시장은 대개 자정까지 붐빈다. 풍부한 해산물을 파는 노점 식당과 열대과일을 파는 수레들이 있고 맵고 신 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노천 식당이 줄을 서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이라도 야시장에 가면 넉넉해진다. 강 위에 뜬 유람선은 차별화된 가격으로 자신의 경제적 형편에 맞은 배를 골라 탈 수 있지만 강변에 늘어선 도시의 야경은 비싼 보트나 싼 보트나 마찬가지다. 특히 카오산로드는 해방과 자유의 거리다.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24시간 활보할 수 있다.

  경주의 밤은 어떤가? 밤 10시만 되면 암흑도시로 변한다. 도시의 건물들은 모두 컴컴한 어둠에 잠기고 월성과 안압지만 어렴풋한 조명에 도드라진다. 유적이 야간 경관조명 속에 살아 있어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배후 인프라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황리단길조차도 10시만 되면 대부분 문을 닫아버린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광도시로서의 매력 중 절반이 사라져 버린다. 어떻게 하면 경주의 밤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상점의 업주들은 대부분 밤 10만 되면 지쳐서 문을 닫아버리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경주시가 나서서 경주의 밤을 밝혀야 한다. 우성 거리 전체를 밝게 만들고 여행자들이 늦은 밤에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은 방콕처럼 되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밤문화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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