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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본질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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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08-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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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경북신문기자] 일본이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우리는 그 배경으로 강제노역 배상과 관련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경제보복을 시작했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일본이 얼마나 교묘하고 치졸한 견제를 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실제 이유라는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앞서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던 세 가지가 모두 이와 관련된 것들이었으니 이 의심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데이터의 해석·계산·처리 등 두뇌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4월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R&D와 생산 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입하고 전문인력을 1만5000여명 채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2030년 팹리스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파운드리를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R&D 등을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팹리스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각종 정책금융과 세제 혜택 제공을 약속했다.

  일본은 몸이 달았을 것이다. 일본은 지난 2일 각의를 마치고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한국의 수출 관리에 불충분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시행한 것으로 노역 배상 판결에 대항하는 조치는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그런 일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얼마나 치졸하고 편협한가를 잘 알고 있다. 국제사회 외교 전문가들은 "일본이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시작한 경제 보복을 확장하고 그 칼끝을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겨눌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제 일본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와 싸워야 한다.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의 외교부 장관이 강하게 일본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본다면 일본이 그들의 계획대로 일이 쉽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경제보복 조치가 결국은 아베 정권이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환하는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여론몰이라는 속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제 한국은 그동안 협업관계에 있었던 일본과의 경제 구조를 과감하게 혁신하는 일만 남았다. 일본과의 경제관계를 청산하고 홀로서기를 할 때 겪어야 할 국민들의 고통도 감안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응원하도록 외교전도 펼쳐야 한다.
 
  산 넘어 산인 한국 정부의 책임감과 일본이 스스로 자초한 고립이 부딪혔을 때 일어날 또 다른 변수도 미리 대응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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