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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립미술관 입지 과연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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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2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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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9월 경상북도 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현지조사에 나선다. 이 조사가 끝나면 10월 최종 심의를 거쳐 10월 말까지 건립 여부를 발표한다. 도립미술관 건립은 지난 2012년 경상북도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됐다. 당시 경북 북부지역, 즉 문화소외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도립미술관을 북부지역에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는 신도청 신도시내 도립도서관이 들어서는 곳 바로 옆 1만2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문체부의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관 목표연도는 2025년이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아직 시·도립미술관이 없는 지역은 강원도와 충청남북도, 그리고 경상북도뿐이다. 전라남도와 인천시는 준비 중에 있고 울산시는 29일 기공식을 가졌다. 늦었지만 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미술관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입지성이다. 과거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에 세워져 관람객이 거의 찾지 않았던 예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그러니 박물관, 도서관, 콘서트홀, 미술관과 같은 문화 인프라는 수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세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신도청 신도시도 앞으로 무한하게 성장할 곳이므로 그곳에 입지를 정한 것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도립미술관을 경주나 안동에 건립하는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다. 지금 예정부지가 안동과 예천의 접경지역이니 안동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으나 아직은 외곽이며 문화적 수용지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거기에 관공서가 있고 도립도서관과 미술관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행정기관이 몰려 있는 곳에 문화시설도 들어서는 것은 얼핏 생각하면 매우 이상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근시안적 관점이 작용한 선택이었다.

  경주와 안동은 문화의 본고장이다. 그리고 관광산업으로 크게 일어나고 있는 도시다. 거기에 대형 문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은 문화와 관광이라는 이란성 쌍둥이를 함께 가져다 두는 것이니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다. 경주에는 솔거미술관과 알천미술관이 있으니 평가에서 불리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솔거미술관과 알천미술관은 말만 미술관이지 전시시설에 불과하다.

  도립미술관이 도청 가까이 들어선다는 결론이 나기 전에 경주시와 안동시는 뭐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공공기관인 공립미술관이 들어서는 것은 행정의 편의성만 따지면 안 된다. 미술관이 생겨나고 나서 어떤 효과를 낼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제대로 물었어야 했다. 아무리 신도청 주변 신도시에 각종 인프라를 갖추고 싶을지 모르지만 미술관은 행정의 그런 의도에 부합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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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