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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수원 일부 업무 시내권 이전 의견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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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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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한수원이 경주로 이전해온지 3년 5개월이 지났지만 경주의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공기업 이전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사실 한수원 정도의 공기업이 경주라는 도시에 옮겨온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는 한수원 이전으로 입는 수혜가 생각보다 적다고 푸념을 한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경주대학교의 김규호 교수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었던 사실에 대해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한수원 본사의 위치가 지역사회와의 상생 효과를 저감시켰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주시민들은 한수원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적다고 한수원을 공격해 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일어난 지원금 문제도 마치 한수원이 잘못한 것처럼 말했다. 근원적인 문제점을 짚지 못한 채 상당부분의 책임을 한수원에 떠넘겼다. 애초에 한수원 본사 입지를 산간오지로 몰고간 원인에 대해서 따지는 것은 금기어가 된 채 덮어놓고 그랬다. 김 교수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트렸다. 한수원 본사의 일부 업무를 분리해 시내권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교수는 한수원의 대외 협력업무나 관련기업과 연관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분리해 시내 사무소를 만들고 현재 경주에 입주해 있는 관련기업 88개사와 집적화 시킴으로써 혁신도시의 공기업 이전이 내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쉽지 않은 결단일 것이다. 업무를 나누고 난 뒤 비게 되는 공간은 국고 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주에는 원자력과학단지 유치가 확정돼 있고 연구원이나 연수원의 기능을 본사로 가져와 입주토록 하면 새로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외부와 활발하게 교류해야 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을 시내권에 두면서 이미 옮겨온 관련기업은 물론이고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정치적인 결단으로, 동경주 시민들의 요구로 현재의 위치에 한수원이 입지해 있지만 지금이라도 김 교수의 주장대로 시내권에 새로운 업무공간을 만들어 이전토록 하는 것은 침체된 경주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김 교수는 한수원을 '한수寺'라고 표현했다. 한 때 서울 강남 중심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아무런 문화적 인프라도 없고 정주여건이 미비한 오지에 마치 유폐되듯이 옮겨와 근무하는 사정을 경주시민들이 헤아려야 한다. 그들에게 지역사회의 소속감을 주고 공통의 정서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시내권 이전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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