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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령총 말모양 토기 발굴 의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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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9-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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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금령총에서 그동안 발굴된 것들 가운데 가장 큰 56㎝ 높이의 말모양 토기가 나왔다. 금령총에서는 지난 1924년에 국보 제91호인 기마인물형 토기 2점도 발굴된 바 있다. 기마인물형 토기는 당시 배모양 토기와 함께 출토됐는데 이는 주술적인 목적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물길, 서양에서 말하는 styx(삼도천)를 건너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인된 말모양 토기는 과거 기마인물형 토기와 부장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의 또 다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쓰일지 주목된다. 기마인물형 토기와 제작 방식은 거의 유사하지만 무덤의 호석 바깥쪽 깨진 항아리 위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부장방식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30여 개체의 제사용 토기와 말과 소, 기타 포유류 등의 동물뼈와 굴, 고동, 조개류 등 각종 패각류, 뚜껑접시, 토제방울, 유리구슬, 쇠스랑 등이 확인됐으므로 제의용품으로 썼다가 의도적으로 깨뜨렸다고 해석했다.

  이번에 발굴된 말모양 토기는 머리와 앞다리 부분은 비교적 성했지만 등과 배 부분은 아주 예리하게 절단돼 있어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고 의도적으로 절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제의행위를 끝내고 제수용품을 깨뜨리는 것은 벽사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이 말모양 토기의 모습은 또 혀를 쑥 내밀고 있는 특징도 있다. 하지만 왜 말이 혀를 빼물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금령총에서 발견된 기마형 인물토기와 이번의 말모양 토기는 무덤 안과 밖에서 발굴됐지만 두 토기 모두 죽은 자의 영생을 빌었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잘려나간 뒷부분도 추가 발굴에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그것이 수습된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고대유물을 비교적 온전하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금령총의 말모양 토기 발굴은 고대의 조상들이 가졌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하나 더 확보한 데서 큰 의미를 둘 만하다. 그리고 금령총의 발굴에서 말모양 토기의 수습뿐만 아니라 무덤 조성 방법과 규모를 파악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하니 매우 큰 성과라 하겠다. 우리 고대사의 중심이었던 신라의 모습이 하나 둘 유물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고고학의 힘으로 우리의 역사적 자부심이 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굴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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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