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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족의 재구성` 전통 가치관 무너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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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9-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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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70.4%가 자녀의 성(姓)이 반드시 아버지와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같은 통계는 여성가족부의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현재 부성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태어난 자녀의 성과 본은 원칙적으로 아버지를 따르도록 하고 있지만 여론조사의 응답자 70.4%는 자녀의 출생신고 시에 부모가 협의해 성과 본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는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의 찬성 비율(49.9%)이 남성의 찬성 비율(34.4%)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20대가 65.8%로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결과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남성 중심의 가족제도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는 우리나라가 상당부분 전통적 세계관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성씨 문제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이번 여론조사의 75.6%는 현행 민법에서 부모의 혼인여부에 따라 태어난 아동을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의 용어로 구분 짓는 것을 폐기해야 한다는 문항에 찬성했다고 한다. 실제로 혼인 외 출생자도 상당부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어의 구분 탓에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불이익을 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과 비혼 동거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60.1%가 찬성한 것만 봐도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바꿔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 수용도 여부에 대해선 외국인과 결혼하는 다문화가족 수용도가 9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혼이나 재혼가정의 수용도는 87.4%, 1인가구 80.9%, 무자녀 결혼가구 67.1%, 비혼동거가구 65.5% 등으로 절반을 넘겼다. 반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가족 수용도는 45.5%, 미성년이 자녀를 낳아 기르는 가족의 수용도는 25.4%에 그쳤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이 정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가족의 재구성'이 실감나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탤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가지는 의미는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 가족은 우리 사회의 최소 구성요소이며 이 구조가 무너진다면 전체 구조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 가족의 소중함은 아무리 시대적 조류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변함없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이 생길 수 있고 국가의 결속력도 강화된다.

  명절이 되면 이 변화가 실감난다. 형식적으로 차례를 모시고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 염려가 된다. 명절 연휴를 틈타 여행을 떠나는 구성원이 늘어나는 모습에서도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우리 민족은 가족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가족의 개념이 바뀌는 것은 불가항력이고, 그동안 불합리한 부분의 개선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여겨지지만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는 막아야 한다는 걱정이 앞선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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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