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쿄올림픽 욱일기 허용논란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설] 도쿄올림픽 욱일기 허용논란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페이지 정보

이상문 작성일19-09-25 19:52

본문

일본이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과 페럴림픽에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 혀용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의 언론마저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쿄신문'은 사설 '올림픽과 욱일기… 반입허용 재고를'에서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은 욱일기의 역사적 경위도 있어 주변국의 반발을 낳을 수 있으니 대회 성공을 위해서라도 재고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알다시피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사용한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현재 일본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로 사용되고 있고 국제 스포츠 경기 응원에서 종종 사용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에 대해 풍어를 기원하는 깃발인 '대어기'라고 말하며 민간에서도 널리 쓰여 왔으니 정치적인 의미로 비판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신문'은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대어기나 회사의 깃발로 욱일기가 쓰이는 것은 태양을 상징하는 일부 디자인적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민간에 널리 쓰인다는 정부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욱일기가 스포츠경기의 응원에 등장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지난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때 일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 응원단이 욱일기를 들고 나와 펼쳐든 사건이다. 아시아축구연맹은 그들의 욱일기 응원에 대해 "정치적, 도발적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나 깃발에 해당된다"며 벌금을 부과했다. 신성한 스포츠 경기에 정치적인 선전도구를 들고 나오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국제적인 약속이다.

  게다가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때에는 일본 대사관이 올림픽을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일본인들에게 욱일기를 들고 입장하지 말 것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 그렇다면 타국에서의 올림픽에는 자제하던 것을 자국의 올림픽에서는 허용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은 자체적으로 모순에 빠진다.

  올림픽의 기본 이념에 다분히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욱일기를 반입할 것을 허용하려는 일본 정부는 아베의 극우 이념과 별로 다르지 않다. 전범국가로 평화헌법을 유지하던 것을 어떠한 명분을 들어서라도 전쟁이 가능한 일반국가 헌법으로 개정하려는 시도를 줄기차게 시도하고 있는 아베 정부의 태도는 욱일기 경기장 입장 방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지 영광의 시대'로 회귀하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에 대해 우리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군사 강대국으로 변신하고 동아시아 질서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시도를 국제사회를 통해 막아나가야 한다. 더 이상 방치해 뒀다가는 일본과의 군사적 갈등까지 이르게 되고 그럴 경우 우리나라가 겪어야 할 국력 소모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동아시아 패권을 쥐려는 일본의 시도에 편승하는 그 어떤 집단의 행위도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상문   iou51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