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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회 해외연수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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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9-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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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천군의회가 해외연수 중에 일으킨 사건은 우리나라 지방의회에 대한 인식을 크게 실추시키는 계기가 됐다. 국민은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추태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의회 의원들의 자질을 의심했다. 일제히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고 한동안 아무런 잘못도 없는 지방의회들은 숨죽이며 지냈다. 예천군의회의 단일 사건이었지만 국민도 의원들도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할 계기를 만들었다.

  예천군의회 사건 이후 경북지역 시·군의회가 이미 예산으로 잡힌 해외연수비용을 반납하거나 애초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났다. 예천군의회가 지난 1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외연수비 6398만원을 전액 반납키로 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문경시의회가 2700만원을, 23일에는 영덕군의회가 1470만원을, 28일에는 군위군의회가 3010만원을 모두 반납하기로 각각 결정했다. 경산시의회는 의원 1인당 350만원을 책정해 북유럽으로 해외연수를 갈 계획이었지만 이달 10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고 이를 전격 취소하고 해외연수비용 5250만원을 모두 반납키로 결정했다. 또 영주시의회는 올해 해외연수 예산을 아예 편성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경주시의회는 올해 의원 국외연수비용으로 1인당은 297만원 씩 총 6237만원을 예산에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국외연수비용 250만원 대비 18.8% 인상된 금액이다. 물론 이 예산은 사용되지 않았다. 시의회는 "해외연수에 대한 제도 개선과 의원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잠정 합의해 올해 계획된 해외연수를 모두 취소했다"며 "오는 12월에 열린 정리 추경을 통해 올해 배정된 국외연수비용 6237만원은 모두 반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연 이 결정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것인가. 의원 해외연수의 기본 목적은 다양한 해외사례 직접 보고 연구해 그 결과물을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라는 것이다. 예천군의회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해서 모든 지방의회 의원들을 같은 시각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 더욱 질 높은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의원 스스로 열심히 연구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의원 해외연수를 비난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우물 안에 갇힌 시각으로 집행부의 행정을 터무니없이 간섭하는 일보다 해외연수를 통해 식견을 넓히고 집행부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이다. 아직 우리는 더 많은 곳을 보고 느끼고 배워야 한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해외연수를 통해 얻어지는 순기능을 분명히 가질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의원 스스로 연수의 기본 목적을 깊이 통찰하고 진정성 있는 연수를 진행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덮어놓고 해외연수를 막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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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