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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천 제방유실 피해 영구적으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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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0-1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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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체는 소위 관급공사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소도시일 경우 건설업체가 관급공사에 매달리는 현상은 더 크다. 그만큼 안전한 대금결제가 보장되고 실적이 누적되면 업체의 신임도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설업체의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자치단체의 배려도 서로 궁합을 맞춘다. 가능하면 대기업의 진출을 막고 중소 건설업체를 지원함으로써 윈윈하겠다는 전략이다.

  역설적이게도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건설업체가 호황을 누린다. 재해는 어딘가를 부수고 깨트리기 마련이고 복구는 이뤄져야 하므로 이 역설은 세속적인 표현으로 '웃픈' 현상이다. 지난 지진이나 태풍으로 건설업체들은 이득을 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개발과 파괴, 또 이어지는 복구의 도돌이표는 경제를 이끌어가는 숨은 축의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태풍 '미탁'으로 북천의 제방보와 낙차보가 떠내려갔다. '미탁'보다 먼저 왔던 '타파'가 흔들어놨고 '미탁'이 결정적으로 훑어버렸다. 낙차보는 강물의 유속을 조절하기 위해 강바닥에 설치하는 보를 말한다. 건천을 방지하고 강물이 지나치게 고이는 것도 막아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고 호안 파괴를 미연에 막는 시설이다.

  그런데 이 낙차보가 이번 태풍으로 대부분 두둥실 떠내려가 버렸다. 애초에 강바닥에 설치되는 시설물이 강물이 불어났다고 해서 떠내려갔다면 과연 이번 피해를 '자연재해'라고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태풍 '미탁'은 시간당 60㎜가 넘는 엄청난 비를 동반했다. 물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동댐은 시간당 200톤 이상을 방류했고 그 물은 고스란히 북천으로 흘러 형산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과연 그 물로 보가 떠내려갔다면 누가 이해를 하겠는가. '북천 고향의 강 정비' 사업은 모두 24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태풍 피해로 말미암은 피해를 약 10억원 정도로 추산하지만 그 이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제방보와 낙차보의 유실은 단순한 자연재해로 책임을 미루면 안 된다. 누가 봐도 설계와 시공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정도의 강우량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설계를 했다면 그것도 책임이 있다. 설계와 시공, 감리에서 착오가 발생했고 그들은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지변 탓으로 돌린다면 책임방기다.

  이참에 영구적인 공법을 채택해 다시는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주장이다. 이 말에 제대로 귀 기울여야 한다. 관급공사는 그냥 눈감고 돈먹는 공사가 아니다. 관급공사는 시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므로 시민에게 사과함이 마땅하다. 지역 건설업체 모두가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관공서의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잠겨 있으면 안 된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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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