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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라문화제 경제 성과에만 환호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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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2-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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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신라문화제를 결산해 보니 973억8830만원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축제에 투입된 예산이 약 30억원이었던 것으로 본다면 큰 성과를 거둔 것이 분명하다. 경제적 파급효과의 구체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생산유발효과 654억3157만원, 소득유발효과 102억6772만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16억8900만원 정도다. 이 수치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으나 평가에서 집계된 것이니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
   이처럼 축제는 눈으로 드러나는 경제적인 성과도 있지만 내재된 효과도 분명히 있다. 단순하게 경제적 이익만 따진다면 축제가 가지는 고유의 가치, 즉 도시의 품격 제고나 문화예술 육성, 지역민 자부심 고취 등의 성과를 간과하기 쉽다. 축제는 돈을 벌자고 벌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도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평가자료집에 따르면 행사 만족도 조사에서 '신라문화제는 재미있다'가 7점 척도에 5.37점으로 가장 높았고 '살거리가 좋다'는 의견은 4.52점으로 가장 낮았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평균 5.17점으로 나타났고 신라문화제의 이벤트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5.34점을 기록했다. 반면 신라문화제 축제의 음식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4.77로 가장 낮았다. 재방문 의사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평균은 5.62로 재방문 의사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정도의 평가라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음식에서 낮은 점수를 얻은 것은 깊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설문조사 중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항목은 행사 중 가장 불편했거나 불만족했던 사항, 그리고 개선 사항을 조사한 결과다. 주차공간 부족이 14.6%로 가장 높았고 휴식·편의시설 부족이 14.4%, 행사종류의 부족이 12.5%였다. 그리고 개선사항을 2개 이내 항목으로 선택한 결과 행사의 소재가 25%로 가장 높았고 행사의 내용이 20.8%, 행사의 주제가 15.3%였다. 한정된 행사장 공간에서 주차시설이나 편의시설 확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더라도 행사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느 축제든 고유의 주제가 있고 그 주제로 변용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신라문화제의 내용 중 과연 다른 축제와 차별화 된 콘텐츠가 얼마나 있었던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몇 가지의 주제 공연을 제외한다면 전국의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일관했으니 이 지적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파급효과에 열광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결국 신라문화제가 전국 최고의 문화축제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늘 고만고만한 지역 축제에 머물고 만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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