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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정지역 혐오 부추기는 행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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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2-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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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과 SNS가 코로나19를 '대구 코로나' 또는 '대구 폐렴'으로 표기해 대구는 물론 전 국민의 반발을 불렀다. 대구시민들은 이 같은 터무니없는 표현을 쓴 것에 정부의 부추김도 한 몫 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는 표현을 썼다. 얼핏 보면 '대구 코로나19'가 도드라지게 보일 수 있다. 물론 정부는 "보도자료 작성시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고 이는 잘못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시민과 국민께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조장했다는 비난이 일파만파 크지고 있다.
   이에 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크게 분노했다. 권 시장은 23일 오전 정례브리핑에 앞서 "코로나19 관련 보도나 SNS에서 대구여행 후 또는 대구방문 이후 감염됐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길 바란다"며 "확진자 대부분은 대구여행을 한 것이 아니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이후 발병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지적했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우한폐렴'이라는 표현을 쓰다고 WHO의 권고로 특정 지역을 표현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을 비춰본다면 권 시장이 '대구 코로나' 혹은 '대구폐렴'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에 격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권 시장은 "나를 욕할지언정 대구시와 대구시민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권 시장의 주장에 대구시의회도 목소리를 냈다. 의회는 "일부 언론에서 '대구 코로나', '대구발 코로나' 등 지역 명칭을 사용해 대구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무분별한 명칭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21대 총선에서 대구지역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코로나19와 대구시를 연결하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강한 우려를 표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권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매체나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 '대구 폐렴'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위기의 시간에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거나 엉뚱한 가짜정보를 흘리는 행위는 금물이다. 특히 대구시민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불안에 이처럼 지역 혐오를 부추기는 표현은 지나치다 못해 가혹하다. 모든 국민이 하나가 돼 이 감염병의 위기를 조기에 종식하는 일이 앞서야 한다. 한가하게 위기 탈출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는 반드시 그만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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