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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중견 정치인의 불출마가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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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1-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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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매우 충격적인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도 중진급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 임 전실장의 불출마 선언보다 더 충격적이다. 부산 금정구에서 3선을 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나자"고 폭탄선언을 했다. 김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당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며 당을 이끌고 계신 점 경의를 표한다. 훌륭하신 선배, 동료 의원님들 감사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 미련 두지 말자"고 촉구했다.

  이 두 중견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은 내년 총선 판도에 회오리바람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둘이 가진 정치적 역량도 그렇지만 그들이 내뱉은 발언이 가지는 진정성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먼저 임 전 실장이 제도권 정치에서 떠나 자신의 오랜 소망이었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을 민간차원에서 노력하겠다는 발언은 그동안 임 전 실장으로부터 비롯된 이 정부의 주사파 논란을 일정부분 차단함과 동시에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안고 있는 이념적 딜레마를 가볍게 해 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김세연 의원이 한 발언은 한국당의 분골쇄신을 요구한 것이어서 당 내부에서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황교안, 나경원이라는 쌍두마차의 퇴진은 물론 모든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라는 것은 한국당 자체를 해산하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구축하라는 메시지여서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했을 발언을 용기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보수의 재건이 이뤄질 수 있고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국민의 정서를 달래줄 수 있다는 자기반성을 한 것이다.

  이 두 정치인의 발언을 정치권에서는 집단적 이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은 역사상 최고로 무능한 20대 국회에 심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치의 몰락만이 아니라 나라가 위태롭다는 김세연 의원의 외침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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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