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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겨울철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한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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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9-12-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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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광도시들은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프로그램을 가지런하게 마련해 두고 있다.
   각 계절에 최적화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언제 찾아와도 즐길 수 있도록 해둔다. 인도차이나 반도를 중심으로 한 상하의 국가들은 계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겠지만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나라들은 어떻게 하면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관광객을 모을지 비상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예컨대 겨울 기온이 영하 40도로 내려가는 중국의 하얼빈의 경우 빙등제를 열어 세계의 관광객을 유혹한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예다.
   경주는 봄과 가을을 제외하고 관광도시라고 말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관광객의 숫자가 줄어든다. 잠시 반짝이다가 끊어지는 시즌에 환호하다가 관련 업계는 금방 불황에 쩔쩔 맨다. 경주시는 시즌에 몰렸던 관광객의 숫자를 집계해 뒀다가 얼마만큼의 외지인이 경주를 찾았는지 자랑하기에 바쁘다. 정작 성수기에 경주를 찾은 사람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프라 때문에 한 나절을 머물다가 발길을 돌려 정작 경주에서 소비하는 경비는 극히 제한적이다.
   지난 가을 축제 시즌을 마지막으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의 숫자는 급속도로 줄었다. 이 추세는 내년 봄꽃이 필 때까지 계속된다. 벚꽃이 피고 기온이 올라갈 때까지 업계는 초조한 마음으로 문도 닫지 못하고 서성인다. 다른 도시들은 겨울에도 도심 투어를 내놓아 재미를 솔솔하게 보고 있다. 주로 원도심의 도시재생을 통해 볼거리를 만들어 두고 겨울에도 적지 않은 손님을 불러들인다.
   그러나 경주의 원도심은 텅텅 비어 있고 밤만 되면 일찍 불이 꺼져 암흑천지로 변한다. 이 과정을 수년간 되풀이하고 있으면서도 겨울철 관광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관광산업의 성과는 숫자놀음이 아니다. 얼마만큼의 수입을 올리느냐에 따라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경주시가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이면서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경제 불황으로 소상공인들이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재래시장은 점점 더 한산해지는 이 상황에 관광산업이 끼칠 긍정적인 효과를 염두에 둔다면 계절을 가리게 되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겨울에도 경주를 찾게 만들 특단의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유적지 중심의 관광패턴으로는 이 꿈을 실현하기 어렵다. 도심에서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고 그것이 유적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경주는 늘 불황에 허덕이고 소상공인들의 삶은 더 나아질 가망이 없다. 경주시 스스로의 아이디어 개발이 불가능하다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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