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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본격화 되는 `청와대 불상` 경주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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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1-1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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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일명 청와대 불상이 원래의 자리로 옮겨오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14일 청와대 불상의 원래 자리로 추정되는 경주시 도지동 이거사(移車寺) 터에서 발굴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를 연다. 발굴을 통해 불상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고증이 이뤄진다면 제 자리로 돌려놓겠다고 문화재청이 밝힌 바 있으니 이번 발굴을 통해 불상의 원 위치에 대한 논거만 세운다면 경주로 돌아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지난해 2월 '청와대 석불 경주 귀환을 위한 민관추진위원회'는 청와대와 문화재청에 "불상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달라"는 탄원을 냈었다. 문화재청은 이에 대해 "불상 이전에 앞서 이거사 터 발굴 등을 통해 명확한 고증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만약 고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전을 하게 되면 이전의 당위성을 확보하기도 힘들고 혹시 모를 훼손도 염려가 되는 까닭에 조심스러운 답변을 한 것이다.
   발굴을 맡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발굴이 빠르면 6월쯤 끝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018년 10월 일제강점기 문헌인 '신라사적고(新羅寺蹟考)'에 불상의 원래 위치가 이거사라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가 발견돼 연구원은 자신을 하고 있다. 그 전까지 원위치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해 경주로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만 무성했을 뿐 그 주장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최초 출토지가 이거사 터라는 근거가 거의 확실한 만큼 이번 발굴을 통해 청와대 불상의 원위치가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불상이 청와대로 옮겨진 연유가 기이하다. 1912~1913년쯤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오히라 료조(小平亮三)가 당시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조선총독에게 충성하기 위해 총독의 관사가 있던 서울 남산 왜성대로 옮겼다. 이후 1939년 경복궁에 새 총독관저(현 청와대 자리)를 지으면서 지금 위치로 이전했다. 일본의 침탈이 어디까지 깊숙하게 이뤄졌던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 연고를 가진 불상을 제 자리로 돌려주는 것은 독립국가 대한민국의 당연한 조치일 것이다.
   문화재는 원래 제 위치에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원래의 위치가 인멸됐거나 용도가 변경됐을 때는 할 수 없이 가장 가까운 박물관으로 옮겨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약소국가의 설움을 겪으며 외국으로 반출된 예가 많다.
   이 유산들도 하루빨리 찾아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에 있는 불상은 이거사 터의 발굴이 종료돼 고증이 이뤄진다면 지체없이 제 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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